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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괴롭힘에도 신고 포기”…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 출범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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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원 기자

승인 : 2025. 10. 21. 17:00

대한간호협회,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 발대식
5년간 간호사 상담 건수 3000건 넘어
신경림 회장 "무너진 간호사 인권과 마음건강 되찾기 위한 선언"
정부와 협력해 재발 방지 제도 마련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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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 발대식이 21일 오후 서울간호인력지원센터에서 열렸다./강혜원 기자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이 출범한다. 간호사 '태움' 문화를 근절하고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21일 서울 간호인력지원센터 강당에서 열린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 공식 출범식에서 "오늘 발대식은 단순한 출범 행사가 아니라 무너진 간호사의 인권과 마음건강을 되찾기 위한 선언의 자리"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절반 이상의 간호사가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위기에 놓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단의 목표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 기반과 지속 가능한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는 "간호사가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때 비로소 국민의 생명과 건강도 지켜질 수 있다"며 "전문가단은 간호사 인권 회복의 최전선이자 동반자로 인권침해로 피해 입은 간호사들을 위해 회복을 이끌고 더 나아가 존중받을 수 있는 의료현장이 되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5년 간 집계된 보건의료인력들의 인권침해 상담건수는 6000건을 웃돌고 있다. 이 중 간호사 관련 상담이 57.9% (3487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응답 간호사 788명 중 66.3%가 최근 1년 사이 인권침해를 3회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 71.8%는 피해에 대해 '무대응'을 택했다. 인권침해 유형으로는 △폭언(81%)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69.3%), 가해자는 △선임간호사(53.3%) △의사(52.8%) △환자 및 보호자(43%) 순이었다. 이러한 피해는 환자와 보호자가 함께 있는 공개적인 공간에서 주로 발생했다.

신고를 포기한 이유로는 △신고해도 변화가 없음(67.2%), 실제로 신고 후에도 △기관의 변화가 없음(69%)이 1순위로 꼽혔다. 인권침해를 겪은 간호사는 분노, 자존감 저하, 자살충동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간호사 인권 보호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근무환경 개선으로 인력충원, 법적보호강화, 조직문화 개선 등이 뒤를 이었다.

간호협회는 이번 실태조사 기반으로 심리상담 전문가단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정된 전문가단은 총 24명이며, 정신전문간호사와 정신건강전문요원1급 등으로 이뤄져 있다. 10개의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 3명 내외의 상담사가 지정될 예정이다. 현재 내담자 수는 정해져 있지만, 상담 수요가 더 늘면 상담자도 그에 맞춰 증원할 계획이다.

또한 간호협회는 인권침해 신고 이후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가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병원이 인권침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제재 방안을 정부와 함께 마련하겠다며, 협회는 △신고 및 조치 전(全)주기 표준화 △신고자 보호 및 2차 가해 금지 △재발 방지 체계 구축 등을 포함한 제도 개선안을 정부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간호사의 마음이 건강해야 환자의 생명이 안전하다"며 "이번 출범이 간호사의 존엄과 회복을 상징하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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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 발대식./강혜원 기자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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