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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의 민군 협력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문은 최근 48시간 동안 벌어진 폭력 사태와는 무관하다"며 "하마스의 무장 해제에 인위적인 시한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현지 미군이 주둔한 시설을 방문해 안보 브리핑을 받았다. 위트코프와 쿠슈너는 이집트·카타르·터키 등 중재국과 함께 이번 휴전안을 끌어낸 핵심 인물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1단계 휴전이 지난 10일 발효됐다. 그러나 최근 가자지구에서 폭력 사태가 재발하면서 합의 이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휴전은 양측 모두에게 여전히 도전이 많지만, 지금까지는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쿠슈너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이 통제 중인 가자 일부 지역에서 재건사업을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일자리와 주거지를 제공해 삶의 터전을 복구할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며 "하마스의 통제 아래 있는 지역에는 재건 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하마스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밴스 부통령이 이스라엘에 도착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마스가 휴전 합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이어갈 경우 "빠르고, 격렬하며, 잔혹한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하마스가 옳은 선택을 하길 여전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교 전문가들은 밴스 부통령의 이번 방문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휴전 훼손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9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남부 라파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을 공격해 병사 2명이 숨졌고, 이에 이스라엘군은 가자 전역을 폭격해 팔레스타인인 45명이 사망했다. 가자 보건당국은 "희생자 대부분이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22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할 예정인 밴스 부통령은 "이스라엘 정부는 평화계획을 이행하는 데 매우 협조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휴전 합의에 따라 하마스는 억류 중이던 이스라엘인 20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은 이에 맞춰 200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지난 13일 석방했다.
현재까지 양측은 합의 이행의 일부만 완료한 상태다. 하마스는 13명의 시신을, 이스라엘은 100구 이상의 팔레스타인인 시신을 각각 송환했다. 다만 하마스가 반환해야 할 이스라엘인 인질 15명의 시신은 여전히 가자 내에 남아 있다.
밴스 부통령은 "모든 시신이 가족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현지 모든 관계자의 최우선 과제"라며 "폐허 속에 묻힌 잔해를 수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