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추진·실적 성과에 안정론 무게
업계 "검증된 체제 유지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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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의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인뱅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가운데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과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의 임기가 각각 올해 연말과 내년 3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하며 차기 행장 선임 작업에 돌입했고, 토스뱅크도 연말쯤 차기 리더십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시장에선 두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 행장과 이 대표가 임기 동안 각각 역대 최대 실적과 흑자 전환을 이끌며 경영 성과를 입증해 왔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모두 출범 이후 수장이 연임한 사례는 없지만, 향후 IPO(기업공개) 추진 및 실적 개선을 연속성 있게 이어가기 위해 이사회가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9월 말부터 임추위를 가동하며 차기 행장 후보군 검증에 착수했다. 최고경영자(CEO)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하도록 한 금융당국의 모범 규준에 따른 것이다. 현재 케이뱅크는 5명의 CEO 후보군을 두고 있는데, 다음 달 후보군 압축 작업을 거쳐 오는 12월 초쯤 차기 행장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최 행장이 연임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가장 큰 이유는 IPO 추진이다. 케이뱅크는 이르면 이달 중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코스피 상장을 본격화할 예정인데, 상장 절차 착수 시점에 대표 교체는 부담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케이뱅크는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계약에 따라 내년 7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경영 성과도 양호하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1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 2분기에는 682억원의 순익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여기에 최근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1년 연장하며 핵심 수신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다만 주주단의 이해관계가 변수다. 케이뱅크 임추위 5명 중 오인서, 이경식 사외이사를 제외한 3명이 BC카드, KT, 우리은행 등 주요 주주사 출신 인사들이다. 그동안 케이뱅크는 외부 출신 인사를 행장에 주로 선임해 왔는데, 이번 선임 과정에서도 주요 주주들의 입김에 따라 새로운 리더십이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토스뱅크는 내년 3월 이은미 대표 임기 만료를 앞두고 3개월 전인 올해 12월부터 임추위를 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내부 인사 3명과 외부 인사 1명으로 구성된 4명의 CEO 후보군을 운영하고 있다.
토스뱅크 안팎에선 이 대표가 이자이익 중심의 안정적 수익 기반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토스뱅크를 '흑자은행'으로 탈바꿈시켰다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457억원의 당기순익을 내며 긴 적자 국면에서 벗어났고, 올해 상반기에도 8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전년 대비 65% 증가한 40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두 은행 모두 리더십 교체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며 "3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간다면 두 대표의 연임론에도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