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미중 간 무역갈등이 극심해지자 경주 선언문이 채택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1기 때였던 지난 2018년 APEC 정상회의 때는 미중 간 무역갈등으로 공동 선언이 사상 처음 채택되지 않았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PEC에 참석하지 않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신 참석해 중국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25~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일단락됨에 따라 경주 선언문 채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번 고위급 무역회담에서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고, 미국도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합의를 이룬 것 같다"며 "경주 선언문은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APEC의 기본 목표가 '자유 무역'이긴 하지만, 해당 문구가 선언문에 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 제주 APEC 통상장관회의 때도 미 측의 요구로 자유 무역이라는 표현 대신 '다자무역체제', '국제경제규범' 등의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최국인 한국은 당시 논의 과정에서 미중 간 입장차가 커 조율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28일 종료된 CSOM에는 APEC 21개 회원국과 옵서버 대표단, 주요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참석해 1년간 활동성과를 최종 점검했다. 고위관리회의(SOM)는 APEC 회원 간 협력 현안을 논의하는 고위급 협의체로, 매년 4회의 공식회의와 1회의 비공식회의를 개최하며, 그 결과를 정상회의 및 합동각료회의에 보고한다.
고위관리들은 "의장국인 한국의 리더십 아래 올해 APEC 논의가 원활하고 의미 있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특히 우리 정부가 발표한 'AI 협력·인구구조 변화 대응'이 "역내 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면서 "그간의 논의가 정상회의 계기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긴밀히 논의해 나가자"고 했다. 또한 역내 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달성할 구체목표·행동계획을 규정하는 'APEC 서비스 경쟁력 로드맵(ASCR) 최종 점검 보고서' 등을 승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