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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경쟁 심화에 수익성 흔들린 LG전자, 질적 성장으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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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10. 31. 17:31

미국 관세·희망퇴직 일회성 비용 영향
인도법인 상장 자금 신사업에 과감히 투자
질적 성장 포트폴리오 전환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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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에서 열린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석했다./LG전자
LG전자가 미국 관세 부과와 전기차 시장 둔화(캐즘) 등 악재 속에서도 가전과 전장 사업의 호조로 3분기 '질적 성장'을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전장(VS) 부문의 사상 최대 실적과 구독·B2B 매출 확대가 하반기 실적을 방어했다.

31일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1조8737억원, 영업이익은 688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5.5%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4%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3분기부터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며 전사적으로 약 6000억원 규모의 비용이 발생했다"며 "생산지 최적화와 판가 인상, 멕시코 세탁기 증산 등으로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생산 거점의 재편과 가격 전략으로 관세 충격을 상쇄하는 동시에, 인도법인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서의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법인은 지난 10월 상장 직후 공모 경쟁률 54배, 시가총액 18조원을 기록했다. 관계자는 "인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메이킹 인디아' 전략을 고도화해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완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무대 확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생활가전(HS)사업본부는 매출 6조5804억원, 영업이익 3659억원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제품과 볼륨존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 구독 및 온라인 판매 확대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글로벌 가전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음에도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화로 수익성을 유지했다. 반면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사업본부는 매출 4조6525억원, 영업손실 3026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TV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인력 선순환을 위한 희망퇴직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다만 webOS 플랫폼 사업은 연매출 60% 이상 성장세를 유지하며 2억6000만대의 기기 모수를 기반으로 광고·콘텐츠 수익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전장(VS)사업본부는 매출 2조6467억원, 영업이익 149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이 처음으로 5%를 넘겼으며, 인포테인먼트(IVI) 중심의 수주 전환과 원가 효율화가 수익성 제고에 기여했다. 4분기에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축소 영향으로 완성차 업체의 물동 조정이 우려되지만, 회사는 "제품 믹스 개선과 비용 절감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는 매출 2조1672억원, 영업이익 132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 판매 확대와 구독·온라인 중심 성장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투자와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은 다소 낮아졌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용 냉각수분배장치(CDU) 기술을 확보해 연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기술 검증을 마쳤고, 아마존웹서비스(AWS)·엔비디아 등과 협업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인도법인 상장으로 확보한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AI, 스마트팩토리,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성장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팩토리 부문은 외부 고객 수주가 빠르게 늘며 올해 사업 목표를 초과 달성할 전망"이라며 "중공업, 바이오, 반도체 분야로 확장해 수년 내 조 단위 규모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연구를 집중 강화하고 있으며, 주요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 및 투자도 검토 중"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로봇 기술의 안정화와 고도화가 목표이며, 중장기적으로는 홈 서비스 사업화로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4분기에도 글로벌 금리 인하 지연, 보호무역 확산 등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외부 변수 속에서도 가전·전장·공조 중심의 B2B 비중이 35%까지 확대됐고, 구독 매출도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며 "질적 성장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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