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스마트물류센터 구축 등 대규모 투자도
|
◇물류·유통, AI로 '스마트화' 가속
국내 유통업계의 AI 투자는 물류센터에서 가장 먼저 드러났다. 쿠팡은 경남 김해에 1930억원을 투자해 AI 기반 스마트물류센터 구축을 진행 중이다. 김해 안동 일대에 연면적 약 3만7000평 규모로 조성된다. 대구 첨단물류센터에는 무려 32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곳에는 AGV(무인운반) 로봇 1000여 대가 배치돼 있다. 그 결과 전체 업무단계가 65% 단축됐고, 평균 2분 안에 수백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원에게 전달할 수 있다. CJ올리브영도 올해 1월 경북 경산에 축구장 6개 크기(연면적 3만8000㎡)의 대형 물류센터를 가동했다. 이 센터는 전체 물류 과정의 90%를 자동화했다.
◇백화점·마트·홈쇼핑, AI로 '맞춤형 쇼핑' 설계
물류센터에서 시작된 AI 혁명은 이제 매장과 온라인 서비스 인프라로 확산되고 있다. 백화점, 홈쇼핑, 마트, 편의점 등 유통 전 채널에서 AI 기반 서비스가 속속 도입되면서 고객 경험이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생성형 AI 기반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헤이디는 점포 내 브랜드 매장, 식당, 이벤트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쇼핑 코스를 제안한다. 롯데마트는 와인숍 애플리케이션 '보틀벙커'에 AI 소믈리에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고 매장 픽업 예약까지 연동하며, 스마트 카트를 활용한 쇼핑 경험도 제공한다. 이마트는 'AI 신선 마크다운' 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AI가 신선식품의 재고 상황, 유통기한, 판매 추이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할인율을 자동으로 제시한다. CJ제일제당은 자사몰 'CJ더마켓'에 대화형 서비스 '파이(Fai)'를 적용해 소비자 질의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도 AI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CJ온스타일은 AWS(아마존웹서비스)의 GenAI 이노베이션 센터와 공동 개발한 AI 챗봇 'AiON'을 도입했다. 이 챗봇은 방송·배송·제품·주문·반품 등 5개 질문 유형에 특화됐다. GS샵은 숏폼 서비스 '숏픽'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 추천을 고도화했다. 편의점 업계도 AI 도입에 적극적이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은 AI 기반 발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재고 최적화에 나섰다.
◇쇼핑 경험, AI로 '초개인화'
AI 혁신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는 '쇼핑 환경'이다. 물류와 서비스 인프라가 뒷받침된 유통업계는 이제 소비자 접점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며 쇼핑 경험을 바꿔나가고 있다. 지마켓은 알리바바와 손잡고 AI 커머스 고도화에 본격 나섰다. 검색부터 추천, 고객 응대까지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며 연간 1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AI 에이전트 구축에 나선다. 네이버는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AI 쇼핑추천' 기능을 탑재했다. 사용자가 구체적인 상품명을 입력하지 않아도 AI가 검색 의도를 파악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롯데온도 AI 기반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의 검색 이력, 구매 패턴, 장바구니 정보 등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개인별로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한다.
전문가들은 AI 쇼핑의 성패는 결국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데이터와 AI가 개인의 쇼핑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해 소비자가 필요로 할 만한 상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AI가 생성형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추천을 강화하면서 구매를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매출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소비자 성향을 반영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더 풍요롭게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AI 기술이 물류 및 빠른 배송 영역에는 이미 적용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AI는 소비자의 동선, 쇼핑시간, 취향 등을 고려하는 초맞춤형으로 발전할 전망이지만 그만큼 융합 데이터가 많아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