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시대 속 V8 자연흡기 고수… 캐딜락의 정체성
장거리 주행이 '불편'을 '매력'으로 바꾸는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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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시승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는 지난 4월 국내 출시한 신형이다. 안팎 디자인을 크게 바꿔 완전히 새로운 멋을 자랑한다. 헤드램프는 이전에 수직형 디자인에서 수평으로 변화해 이전과 다른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반짝이는 크롬으로 마감한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밤이 되면 테두리를 따라 빛을 내며 매력을 더한다.
길이는 무려 5.8m에 육박하는 5790mm이다. 너비와 높이는 각각 2060mm과 1930mm다. 마을 버스가 떠오를 만큼 거대하다. 차체가 워낙 큰 탓에 24인치에 달하는 거대한 휠이 작아 보일 정도다.
뒷모습은 위에서 아래로 뻗은 길쭉한 테일램프가 시선을 끈다. 전체적으로 둥글둥글한 조형미보다 직선 위주로 큼지막하게 디자인해 큰 덩치가 더욱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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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들어서면 좌우 필러 사이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무려 55인치에 달하는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로, 계기판·인포테인먼트·조수석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통합한 형태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는 8K, 조수석 모니터는 4K까지 지원해 시인성이 뛰어나다.
이 밖에 무려 40개에 달하는 스피커로 구성된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 126가지 색을 고를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 GM의 무선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가 매력을 더한다.
공간은 두말할 필요 없을 만큼 넓다. ESV에는 2열 시트가 각각 독립형으로 자리하는데, 14방향 시트 조절은 물론 열선, 통풍, 마사지 기능까지 1열과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다. 별도의 모니터와 접이식 테이블까지 마련돼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3열은 3명이 앉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1열이나 2열 시트처럼 쿠션이 두껍진 않지만, 공간이 넓어 충분히 여유롭다. 트렁크 용량은 모든 시트를 펼친 상태에서 1175L, 3열 시트를 접으면 2665L까지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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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V8 엔진 특유의 고동감과 음색이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가속페달을 깊숙하게 밟으면 그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속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연비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 시내 주행에서는 고작 5km/L에 불과하던 연비는 고속도로에서 9km/L까지 치솟았다. 엔진이 큰 힘을 낼 필요가 없는 항속 주행 중 실린더 8개 중 4개만 사용하는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작동하는 덕이다.
육중한 무게와 네 발에 엮은 에어서스펜션은 도로를 매끈하게 다림질하며 달리게 하는 일등공신이다. 깊게 팬 도로를 지날 때 이따금 기분 나쁜 충격이 시트로 파고드는 상황을 제외하면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부드럽다. 다만,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방지만 있을 뿐 차선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는 기능이 빠진 점은 아쉽다.
에스컬레이드 ESV의 가격은 1억8807만원. 커다란 덩치와 호화스러운 편의 장비,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가격이다. 무엇보다 전동화 흐름 속에서도 V8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감각은 다른 어떤 브랜드에서도 느낄 수 없는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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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ESV](https://img.asiatoday.co.kr/file/2025y/11m/07d/202511070100067610004039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