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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50년 모기지 도입 추진”…보수층 “평생 빚”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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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11. 12. 09:12

폭스뉴스 인터뷰서 언급…공화당 내에서도 우려 확산
화면 캡처 2025-11-12 08470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국립묘지에서 열린 재향군인의 날 행사에서 경례하고 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택 구매 부담을 낮추겠다며 '50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도입 검토를 밝히면서 같은 보수 진영에서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 모기지가 "주택 구매를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보수층 일부는 이 정책을 "중산층에게 부채를 평생 떠안기는 정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The Ingraham Angle' 인터뷰에서 "50년 모기지는 큰 문제가 아니다. 월 상환액이 줄어든다. 조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현재 주택 구매가 어려워진 이유로 바이든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을 지목하며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갖고 있다. 여론조사는 가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보수층 내부에서는 즉각적인 비판 반응이 나왔다. 로이터는 공화당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이 X(옛 트위터)에 "평생 빚, 영원한 부채"라고 썼다고 전했다. 보수 인플루언서 마이크 서노비치도 "평생 모기지"라고 반응하며 장기 부채 우려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일부 보수 논객들은 50년 모기지가 월 상환 부담을 줄이는 대신, 총이자 비용이 더 커지고 집을 온전히 소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해당 상품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로이터는 FHFA 국장 빌 풀테가 X에서 "완전히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백악관 대변인도 "대통령의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모두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가 30년 모기지보다 어떻게 설정될지, 실제 월 부담이 얼마나 줄지 등 구체적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이 충분히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장기 모기지를 도입할 경우 수요 증가로 오히려 집값을 더 밀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TD 시큐리티는 투자자 노트에서 "50년 모기지는 최소 1년 이상 준비가 필요하며, 주택 공급 확충 없이는 효과가 없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X에서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해결책은 공급을 늘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주택 가격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평균 약 60% 상승한 상태이며, 첫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38세로 사상 최고치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최근 6.19%까지 내려왔지만, 주택 거래는 여전히 정체돼 있다. 트럼프는 최근 연준에 추가 금리 인하를 요구했으며, 백악관은 주택 구매 접근성을 높이는 내용의 행정명령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 정가에서는 보수층 일부 지지 기반에서 경제 메시지를 둘러싼 균열이 드러나면서 트럼프의 주거비 공약이 향후 선거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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