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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더 잉그래햄 앵글' 인터뷰에서 "H-1B 비자를 통해 외국의 재능을 미국으로 데려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다시 불거졌다. 진행자인 로라 잉그래햄이 "미국에도 충분한 인재가 있다"고 반박하자, 트럼프는 "그렇지 않다"며 "특정 분야에는 재능이 없고, 사람들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업급여 줄에 서 있는 사람을 데려다 곧바로 미사일 공장에 투입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과거 최대 60만 명의 중국인 유학생을 미국에 받아들이자는 발언도 다시 옹호하며, "미국 대학들이 문을 닫지 않으려면 그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1B와 유학생 제도를 둘러싼 기조가 기존 보수층과 충돌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의 발언 이후 공화당 내부에서는 즉각 반발이 나왔다. 조지아주 공화당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X(옛 트위터)에 "나는 '아메리카 퍼스트'이자 '아메리카 온리'"라고 적으며, 미국인 노동자를 외국인 인력으로 대체하는 H-1B 비자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대학을 재정적으로 떠받치기 위해 외국 학생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60만 명 중국 유학생 허용 구상에도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플로리다주의 공화당 정치인 앤서니 사바티니도 X에 "이 정책은 미쳤다"며 "이렇게 가면 중간선거에서 크게 패배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번 논란이 "기부자와 특수 이익집단을 만족시키기 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H-1B 제도 개편이 '미국인 보호' 기조 속에서 추진되는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9월 발표에서 H-1B 비자를 신청하는 기업에 연간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노동부는 '프로젝트 파이어월(Project Firewall)'이라는 특별 조사를 통해 제도 남용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은 "H-1B가 저임금 외국 인력을 들여오는 통로가 되지 않도록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제도는 "특수 직종에서 최고 숙련 인력을 받아들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H-1B 논쟁은 트럼프 행정부 초반에도 반복돼 왔다. 트럼프는 2024년 인터뷰에서 H-1B를 "훌륭한 제도(great program)"라고 부르며 "나는 H-1B의 신봉자(believer)"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스티브 배넌 등 초창기 MAGA 핵심 인사들은 H-1B를 "사기"라고 비판하며 공개 반발했다.
한편 진보 진영에서도 H-1B 제도에 대한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H-1B의 주요 기능은 미국 노동자를 대체하고 값싼 해외 노동자로 기업 이익을 늘리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는 H-1B 비자 논란이 공화당 내부에서 '미국 기업의 경쟁력 확보'와 '미국인 일자리 보호' 사이의 오랫동안 이어져 온 갈등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가 향후 이민·노동 정책 및 내년 선거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