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뉴진스 전원 복귀…민희진 부재 속 ‘새 체제’ 시험대 오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13010007290

글자크기

닫기

이다혜 기자

승인 : 2025. 11. 13. 19:51

14일 항소 시한 앞두고 전원 복귀 의사
팀 정체성과 창작 구조 재정비 필요성 대두
뉴진스
뉴진스/어도어
걸그룹 뉴진스가 1년 가까운 전속계약 분쟁 끝에 '전원 복귀' 의사를 밝히며 사태는 새로운 전기(轉機)를 맞았다.

복귀 선언은 14일 0시 항소 시한과 맞물리며 분쟁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전환했다. 항소가 없으면 1심 판결(전속계약 유효)이 확정되는 만큼 이번 선택은 향후 팀 운영과 법적 구도를 결정하는 중대 변수가 된다. 어도어는 13일 "멤버들과 개별 면담을 조율 중"이라고 밝혀 전날 복귀를 공식화한 해린·혜인뿐 아니라 민지·하니·다니엘과의 논의까지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해린·혜인의 복귀 과정에는 혜인 부친의 조정 역할이 있었다는 전언이 있다. 두 사람이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법원의 판단을 실질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지·하니·다니엘은 어도어 발표 약 40여분 뒤 언론을 통해 별도의 입장을 냈다. 이들은 "한 멤버가 남극에 있어 전달이 늦었고 어도어의 회신이 없어 부득이하게 별도로 입장을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귀 절차를 둘러싼 소통의 간극이 드러난 부분이다.

멤버들은 "11일 협의 이후 소속사의 답변을 기다리던 중 다른 두 멤버의 복귀 발표가 먼저 나왔다"며 "팬들의 혼란을 우려해 의사를 신속히 전달했지만 회신이 없어 언론을 통해 알린 것"이라고 전했다. 어도어가 세 멤버의 의사 표명에 대해 "진의를 확인 중"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을 고려한 대응이다. 이후 회사는 하루 만에 개별 면담 추진을 공식화했다.

민희진
민희진/어도어
이 과정에서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도 이날 별도 입장을 내고 "멤버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어디서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지만 뉴진스는 다섯 명으로 온전히 지켜져야 한다"며 팀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어 "멤버들이 더 나은 뉴진스로 성장하길 바라며, 복귀를 선택한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 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뉴진스는 지난 11일에도 해외 체류 중인 한 명을 제외한 멤버 4인과 보호자들이 어도어 대표와 만나 복귀 조건과 필요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원 복귀 의사와 항소 시점이 겹치면서 사건은 짧은 기간에 빠르게 정리되는 흐름을 보였다. 항소가 없을 때 다섯 멤버의 소속 관계는 14일부로 법적으로 확정된다.

뉴진스의 복귀는 팀 정상화를 뛰어넘는 산업적 의미를 가진다. 이들은 '어텐션'(Attention), '하입 보이'(Hype Boy), '하우 스위트'(How Sweet), 'ETA' 등 발표곡마다 확실한 성과를 기록했고 '슈퍼내추럴'(Supernatural)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24 올해의 노래'에 오른 유일한 K-팝이었다. 이번 복귀가 시장 구조를 다시 진단하는 지점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그러나 핵심 창작 파트너였던 민희진 전 대표의 부재는 팀 정체성 재정립이라는 현실적 과제를 남긴다. 뉴진스의 음악·비주얼 구축에 관여해 온 외주 프로덕션 '비스츠앤네이티브스'와의 협업 역시 지속되기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어도어는 그간 정규 앨범 작업을 이어오며 해외 프로듀서들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은 크다. 공백기 동안 뉴진스의 미학을 참고점으로 삼은 팀들이 시장에 대거 등장한 상황도 변수다.

일각에서는 복귀 과정의 온도 차를 근거로 부분 활동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다수 관계자들은 "브랜드 회복을 위해서는 다섯 명의 합류가 필수적"이라는 견해를 보인다. 지난해 피프티피프티 사례에서 확인된 것처럼 장기 소송은 팀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회복까지 긴 시간이 소요된다.

멤버들의 전원 복귀 소식이 전해지며 이날 하이브 주가는 4.47% 상승한 30만4000원에 마감했다. 법적 절차가 정리되면 관심은 자연스럽게 복귀 이후 전략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뉴진스의 복귀는 단순한 활동 재개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이번 사안은 아이돌 산업의 기획 구조·창작 방식·법적 판단·팬덤 소비 패턴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환경 속에서 이들이 어떤 방향성을 다시 설정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제기한다. 뉴진스가 구축해 온 미학과 음악적 결을 오늘의 환경에서 어떻게 재정립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의 흐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관건은 복귀의 방식이다. 어떤 음악과 전략으로 돌아오느냐에 따라 이번 선택은 K-팝의 다음 흐름을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며 "뉴진스의 결정이 향후 시장 구조를 판단하는 실질적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