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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은평은] “우리 엄마가 구청장입니다”…불안했던 청년들, 자신감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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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5. 11. 16. 12:18

은평구, 자립준비청년 카페 '은평에피소드' 개소
전국 유일 '자립준비청년청' 등 지속적 지원이 맺은 따뜻한 결실
김미경 구청장 "다 내 자식들, 성장하는 모습에 눈물"
은평에피소드카페
17일 개소식을 앞둔 '은평에피소드' 카페. 구파발천 수변활력거점에 마련된 은평에피소드는 은평구 직영 카페로 관내 자립준비청년들의 안정적인 일 경험과 자립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조성됐다. 왼쪽부터 김미경 은평구청장, 박수빈 바리스타, 전지훈 바리스타, 송초란 바리스타, 이기원 바리스타./은평구
"제가 이 청년들 엄마입니다." "우리 엄마가 구청장입니다." 지난 13일 서울 은평구 구파발천 유수지에 마련된 자립준비청년 카페 '은평에피소드'. 김미경 은평구청장과 자립준비청년들은 서로 "내 자식", "우리 엄마"라며 가족의 깊은 정을 보여줬다.

서울시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한 이날 은평구의 프레스투어는 따뜻한 은평의 품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구청 직영 카페인 '은평에피소드'를 찾은 기자들을 맞이한 것은 김 구청장과 자립준비청년들의 눈빛이었다. 김 구청장을 향해 "우리 엄마"라 부르는 청년들의 목소리에는 단순한 호칭을 넘어선 신뢰가 담겨 있었다.

김 구청장은 "자립준비청년들이 안정적인 일 경험을 쌓고 자립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조성된 '은평에피소드' 카페를 17일 개소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이날 먼저 카페를 찾아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자립준비청년 카페 '은평에피소드'가 문을 연 곳은 구파발천 유수지다. 시민들의 접근이 제한됐던 이곳은 서울시의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구파발천 수변활력거점'으로 재탄생해 드라이브스루 기능을 갖춘 수변카페, 북한산 전망시설, 순환 산책로 등이 조성됐다.

'은평에피소드'는 자립준비청년의 사회진출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구는 지난 2월 커피브랜드 '텐퍼센트 커피'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바리스타 교육, 메뉴 개발 등 기술 지원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카페 개소 준비추진단'을 발족해 홍보, 운영 계획까지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카페 수익금은 향후 자립준비청년의 지원기금으로 환원될 예정이다. 17일 개소식을 시작으로 18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은평에피소드
은평에피소드 카페 모습/박지숙 기자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8개 아동양육시설이 있는 은평구는 자립준비청년 지원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최근 5년간 보호 종료 청소년 188명 중 123명(65.4%)이 은평구에 거주하고 있어 구는 보호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돌봄과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자립 지원 체계를 강화해 왔다. 2022년에는 전국 최초로 '은평자립준비청년청'을 개설해 자립준비청년의 진로 탐색, 직무교육 등을 지원하며 사회 진입을 돕고 있다.

2023년에는 '자립준비주택'을 마련해 청년들이 실제 독립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이러한 관심과 지원 속에서 청년들은 변화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직접 구성한 '은플루언서 적십자봉사회'는 봉사활동과 재난 복구에 참여하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던 입장에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입장으로 나아간 것이다.

3년여를 자립준비청년들과 함께해 온 김 구청장은 청년들의 성장과 은평에피소드의 조성 과정을 설명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 아이들이 사진도 잘 안 찍고 불안해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자신감 있게 나서고 있다"며 "첫 발을 내딛는 이 청년들에게 우리는 힘을 주고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카페 이름 '에피소드'도 자립준비청년들이 직접 제안했다. "우리의 첫 번째 에피소드"라는 슬로건처럼, 이들은 이 공간에 자신들의 성장을 담아냈다. 시그니처 음료인 '구파발 브루'와 '북한산 해맑은 유자티'는 은평의 자연을 담은 청년들의 창작물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자립준비청년 4명과 매니저 1명이 근무한다. 10대 1의 경쟁을 뚫고 합류한 김진남 매니저는 "그냥 카페였으면 지원을 안했을텐데 자립청년들과 함께 하는 카페라는 취지를 알고 지원했다"며 "열심히 카페 운영을 해나갈테니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은평에피소드 카페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자립준비청년들이 일상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주거·일자리·정서지원 등 전방위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은평에피소드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구 직영카페인 '은평에피소드'를 17일 개소한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이 드라이브 스루에서 주문을 받는 모습./은평구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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