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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1년을 기다렸다! 다만…, ‘위키드: 포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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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5. 11. 19. 08:05

1년전 공개 파트 1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후반부 그려
드라마와 볼 거리 모두 확실한 '한방' 부족해 아쉬워
그럼에도 퀄리티는 수준급…19일 개봉, 전체 관람가
위키드 포굿
어디 하나 닮은 구석 없지만 '절친'이 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왼쪽)와 '엘파바'(신시아 에리보)는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과 화해를 반복한다.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외모와 성격 등 비슷한 구석 하나 없지만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가 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와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는 '오즈'를 쥐락펴락해 온 '마법사'(제프 골드블럼)의 정체가 사기꾼이란 사실과 그를 둘러싼 비밀들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서로 다른 길을 가야만 하는 운명의 기로에 내몰린다. '마법사'의 회유와 '마담 모리블'(양자경)의 압박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엘파바'는 자신이 지닌 힘의 어두운 일면을 발견하게 되고, '글린다'는 사람들의 사랑 등 모든 걸 잃을까 두려워하며 '엘파바'를 사랑하는 '피예로'(조나단 베일리)와 결혼하기로 마음먹는다. 마침내 '엘파바'는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준 '피예로'와 하룻밤을 보낸 뒤, 뭔가를 결심하고 행동에 나선다.

전 세계 최초로 19일 개봉하는 '위키드: 포 굿'은 1년전 공개됐던 '위키드'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의 후반부를 담았다. 시리즈의 속편이 아닌, 원작 뮤지컬의 2막에 해당되는 파트 2다. '킬 빌'과 '반지의 제왕'처럼 장대한 서사를 한 편에 녹여내기 어려워 선택한 고육지책이면서 나름의 흥행 전략으로 여겨진다.

이처럼 한 편의 영화를 1·2부로 나눠 선보이는 방식은 확실한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전작의 성공을 전제로 일정 수준 이상의 흥행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새로운 관객의 유입이 쉽지 않아서다. 즉 앞선 작품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박스오피스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 매우 어렵다는 얘기다. 한때 '흥행 제조기'로 통했던 최동훈 감독이 야심차게 1·2부로 기획해 밀어붙였으나, 두 편 모두 기대 이하의 관객수에 머문 '외계+인'이 대표적 사례다.

그렇다면 '…포 굿'은 '킬 빌' '반지의 제왕'과 '외계+인' 중 어느 쪽의 길을 따를 것인가. 지금으로서는 전자에 가까워 보이나,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재상영 관객수까지 포함해 파트 1을 관람했던 227만 관객이 고스란히 극장을 재방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이상의 흥행은 쉽게 장담하기 어려울 듯 싶어서다.

드라마와 볼 거리, 노래 모두 확실한 '한방'이 없다는 게 다소 아쉽다. 먼저 엇갈린 운명에 처한 두 주인공의 감정이 격하게 소용돌이치는 극 후반부인데도, 감정 이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이상할 정도다. '엘파바'가 마지막 선택으로 달려가기까지의 과정에서 보여주는 일련의 내적 변화와 행동들이 보는 이들과 끈끈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지만, 결말로 갈수록 지나치게 복잡다난하게 느껴지면서 거리감을 좁히는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퍼퓰러'('Popular'·이하 국내 제목)가 더해진 '글린다'의 깜찍한 독무와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가 객석을 뒤흔드는 '엘파바'의 빗자루 공중 부양 장면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 첫 번째 파트와 달리, 이들이 듀엣곡 '널 만났기에'('For Good')를 부르는 대목을 빼고는 마음을 움직일 만한 시청각적 요소가 적다는 것도 두 번째 파트의 약점이다.

몰론 파트 2 역시 노래·연기·연출·프로덕션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최상급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파트 1 수준에는 조금 못 미친다는 게 그리 많지 않은 단점들이 오히려 더 부각되는 이유인 듯 싶다. 전체 관람가.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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