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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 외식·여행을”…‘펫 프렌들리’, 中 전역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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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1. 18. 17:16

지난해 반려견·반려묘 수, 5년전 대비 25% 증가
불황 속에서도 반려동물 관련 소비엔 주머니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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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의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반려묘와 함께 티타임을 즐기고 있다./니혼게이자이신문 홈페이지 캡처.
중국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외식·여행을 즐길 수 있는 이른바 '펫 프렌들리' 공간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8일 보도했다. 식당·카페는 물론 호텔과 고속철까지 서비스 영역이 넓어지면서,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 속에서도 반려동물 관련 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상하이의 서안 지역은 공업지대였던 강변을 재개발한 공간으로, 최근 반려동물을 동반한 젊은 층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말이면 작은 개부터 고양이까지 다양한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오가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서안의 강변 카페에서 만난 1990년대생 부부는 은빛 신발을 신은 말티즈 '페라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부부는 "이 아이는 우리 부부에게 첫 아이와 같은 존재"라며 "외출할 때는 늘 함께 다니기 때문에, 동물 동반이 가능한 가게들을 찾아다닌다"고 말했다. 해당 카페 역시 반려동물용 물그릇과 간단한 용품을 제공하며 '펫 프렌들리'를 내세운다.

이곳 일대에는 반려동물 친화 가게들이 모여 있다. 한 레스토랑은 '펫 프렌들리 공약'을 입구에 붙여두고 4㎏ 이하의 소형견에 한해 전용 의자를 제공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거리의 의류 매장들은 '간판견'을 앞세워 반려동물 동반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은 젊은 층과 노년층을 중심으로 계속 늘고 있다. 경쟁과 압박에 지친 젊은 세대는 반려동물에게서 정서적 위안을 찾고, 고령층은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반려견·반려묘는 1억2411만 마리에 이르며, 2019년에 비해 25% 늘었다. 반려동물 식품·용품·의료 등 관련 시장 규모는 3000억 위안(약 61조 8240억 원)을 넘어섰다. 소비 전반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경기 둔화로 위축된 것과 달리, 반려동물 분야만은 지출이 크게 줄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외식업계를 넘어 숙박·교통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중국국가철로집단은 최근 고속철도 노선에 유료 반려동물 보관 서비스를 도입했다. 미국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도 10월부터 중국 일부 호텔에서 반려동물 동반 투숙 상품을 연달아 내놓았다.

서비스가 확산되자 반려동물 수용 기준을 산업별로 표준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상하이 지역 관광업계가 식당·숙박·관광지 등에서 반려동물 동반 가능 여부를 명확히 규정하는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절약 소비가 확산하는 가운데 반려동물 소비는 몇 안 되는 '지갑이 열리는 분야'로 평가된다. 닛케이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수요를 흡수하려는 업계의 경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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