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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서 독일인 관광객 가족 4명 숨져…“독성 살충제 중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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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11. 19. 09:04

당초 사망 원인 '식중독 의심' 낮아
"투숙 호텔, 독성 화학물질 살포"
화면 캡처 2025-11-19 084821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시장 /로이터 연합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여행 중이던 독일인 관광객 가족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호텔 내 화학물질 중독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식중독 의심으로 알려졌던 사건의 성격이 현지 조사에서 급격히 바뀐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이스탄불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독일인 남성 세르베트 뵈체크가 숨지면서 사망자는 총 4명으로 늘었다. 그의 아내와 두 자녀는 지난 13일 먼저 입원한 뒤 며칠 사이 차례로 사망했다.

이 가족은 지난 9일 독일에서 이스탄불로 여행을 와, 파티흐 지역의 한 호텔에 머물렀다. 성소피아 등 관광 명소가 밀집한 곳으로, 이들은 머무는 동안 홍합밥 '미디예돌마', 곱창 요리 '코코레치', 고기 전병 '탄투니', 피타 빵, 전통 과자 '로쿰'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은 12일 오전부터 메스꺼움과 구토 증세를 보였고, 당국은 처음에는 식중독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같은 호텔에 투숙했던 이탈리아·모로코 출신 관광객 일부도 비슷한 증세로 병원에 실려가면서 호텔 내부 환경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지 일간 사바흐는 사건 발생 전 호텔 측이 건물에 독성 성분을 가진 빈대 퇴치용 인화알루미늄을 살포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사법당국도 식중독 가능성을 일축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당국은 부검 결과에 대해 "섭취한 음식에서 비롯된 식중독 가능성은 낮다"며 "호텔 환경에서 노출된 화학물질이 사망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스탄불 검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길거리 음식 판매업자 등 11명을 구속했으며, 경찰은 가족이 머물렀던 호텔을 폐쇄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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