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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인도는 이번 COP30에서 기후 변화 공약을 제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부펜데르 야다브 인도 환경장관은 지난 17일 열린 총회 연설에서 "기후 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실이고 임박한 위기"라며 "지속 불가능한 성장과 개발이 지구를 깊은 스트레스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야다브 장관은 선진국들을 향해 개발도상국의 녹색 에너지 전환과 기후 적응을 돕기 위해 "수십억 달러가 아닌 수조 달러 규모의 새롭고, 추가적이며, 더 많이 양보하는 기후 금융을 제공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인도는 지난 회의에서 합의된 3000억 달러(440조 16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에 대해서도 "너무 적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야다브 장관은 회담장 밖에서 인도 언론에 "업데이트된 2035년 기후 목표는 12월까지 제출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총회 기간 내에는 제출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아르티 코슬라 '기후 트렌드' 대표는 "인도가 공식적인 기후 목표를 내놓지 않는 것은 COP30의 큰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며 "이는 2028년 기후 총회 유치를 희망하는 인도의 국제적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공약 지연이 단순한 태만이라기보다 '기후 금융'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역사적 누적 기준)인 미국이 뒤로 물러난 상황에서 인도가 그 공백을 메우며 개도국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르지트 싱 사타트 삼파다 기후재단 이사는 "야다브 장관의 발언은 각국이 이행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면 야심한 세계 기후 계획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 라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빠진 상태에서 인도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로코 싱크탱크 이말 기후개발 이니셔티브의 이스칸데르 에르지니 베르누아 소장은 "선진국의 기후 금융 약속은 기껏해야 미약한 수준"이라며 "인도의 강경한 태도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는 그동안 '국제태양광동맹(ISA)' 창설을 주도하고, 지난 10년간 태양광 발전 용량을 5.7GW에서 125GW(2025년 9월 기준)로 20배 이상 늘리는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왔다. 이미 비화석 연료 발전 비중이 전체 전력 용량의 절반을 넘어서며 2030년 목표를 5년이나 앞당겨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여전한 석탄 의존도다. 독일의 환경 싱크탱크 저먼워치가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 지수에서 인도는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23위로 순위가 대폭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