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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 잠재운 엔비디아… 삼성·SK ‘반도체 특수’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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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1. 20. 17:48

3분기 매출 570억 달러로 62% 증가
블랙웰·GPU 완판 시장 전망 웃돌아
HBM3E 수요 확대에 삼성·SK 주가↑
내년 영업이익 80조원 웃도는 청사진
엔비디아가 또 한번 인공지능(AI) 반도체 '절대 강자'의 지위를 입증했다. 전세계적인 AI 투자 열풍을 둘러싼 거품론에도 사상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면서다.

간판 제품인 AI 가속기 '블랙웰'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고, 클라우드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모두 매진되면서 AI 시장 과열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엔비디아의 잇단 호실적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수혜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수요 급증에 따라 양사 반도체 사업 실적 개선에 더욱 탄력이 붙게 됐다.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3분기(8월∼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한 570억1000만 달러(약 8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LSEG의 추정치 549억2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377억5000만 달러(약 55조1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66%에 육박했다.

주목할 부분은 전체 매출의 90%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이다.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나 사상 최고인 512억 달러(약 74조75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490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의 핵심 장비로 평가되는 블랙웰 등의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요인에 힘입어 4분기(11월~내년 1월) 매출이 650억 달러(약 94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젠슨 황 CEO<사진>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거품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 관점에선 전혀 다른 모습이 보인다"며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 중이며 더 많은 신규 모델 개발사, 더 많은 AI 스타트업이 다양한 산업과 국가에서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향한다. 양사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 HBM 공급사다. 엔비디아 AI 가속기 수요가 늘어날수록 양사 매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날 엔비디아의 호실적 소식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4.25%, 1.6% 오른 10만600원, 57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블랙웰 등에 탑재되는 HBM3E(5세대)의 경우 현재 SK하이닉스가 대부분의 물량을 담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늘어난 6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HBM을 포함한 D램 매출은 올해 3분기 19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조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엔비디아 HBM3E 공급망 진입에 난항을 겪어왔던 삼성전자도 올해 품질 테스트를 통과를 공식화하며 숨통이 트였다. 2분기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은 15%이며, D램 매출은 3분기 1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6세대인 HBM4 역시 양사 모두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확정한 상태다. 엔비디아는 내년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을 출시할 계획으로, 여기에는 HBM4가 탑재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일찍부터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준비해왔다. 올해 양사는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전달했고, SK하이닉스의 경우 엔비디아와 공급 계약까지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젠슨 황 CEO는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HBM4 샘플을 확보했고, 매우 잘 작동하고 있다"며 "두 회사 모두 엔비디아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내년 양사 반도체 사업에 대한 긍정적인 청사진이 쏟아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신규 업체 진입 시에도 내년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이 60~65%를 차지하며 독점적 공급 지위 유지가 예상된다"며 "내년 사상 최대 실적인 영업이익 81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HBM 시장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이 실적을 주도할 전망"이라며 "내년 영업이익은 85조2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9% 증가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연찬모 기자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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