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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보다 취업’ 선택 늘어나는 호주 고등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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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11. 24. 16:52

호주 고교 졸업률 2021년 91.7%→2024년 98%
직업훈련과정 효과…참여 고교생 10년 전 대비 3배
‘입시보다 취업’ 선택 늘어나는 호주 고등학생들
호주 시드니의 페어베일 고등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EPA 연합
호주 빅토리아주(州)에서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학생 중 호주대학입학등급(ATAR) 취득을 위한 시험에 응시한 학생 비율이 2020년 90%에서 2024년 75%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디에이지는 23일(현지시간) 과거에는 대학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고교 과정에서 중도 포기했지만 이제는 직업훈련과정(VET)으로 전환해 학교를 끝까지 다니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ATAR 시험 응시생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직업 교육을 선택한 학생은 2023년 6500명에서 2024년 1만1000명으로 불과 1년 만에 2배 가까이 폭증했다.

고교 졸업률도 수직 상승했다. 2021년 91.7%였던 졸업률은 2024년 98%로 집계돼 6.3%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대표적인 VET인 ‘학교 기반 견습생’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들은 주 1~2일만 학교에 출석하고, 나머지 수업은 기업에서 유급으로 일하면서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대체한다.

올해 호주 전역에서 6만5000명 이상의 고교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3배로 증가한 수치다.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직종은 주택난으로 인력 수요가 급증한 건설·목공·타일 분야, 재생에너지 정책 확대에 따라 3만2000명 이상의 추가 수요가 예상되는 전기·태양광 설치 분야, 노인 케어, 아동 보육 등이다.

이들 업종은 고용 성장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신규 일자리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고교생 직업 교육에 아낌없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2023~2027년 약 128억 호주달러(약 11조5000억원)가 직업 교육에 투입될 예정이며, VET 학생에게는 주당 100~300호주달러(약 9만~27만원)의 장학금도 지급된다.

학교 기반 견습생을 고용하는 기업에는 각종 세제 혜택과 함께 최대 1만 호주달러(약 90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올해부터는 직업기술학교인 TAFE에서 국가자격증 과정을 공부하는 18세 이하 학생의 수업료도 전액 면제된다.

VET를 선택한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16세 고교생 엘리엇 스미스는 요리사가 되기 위해 한국 고1에 해당하는 10학년만 마치고 학교를 중퇴하려 했으나 마음을 바꿨다.

그는 “학교 기반 견습생으로 일도 하면서 요리 자격증도 따고 학업도 끝낼 수 있었다"며 "사람들이 ‘직업 훈련은 성적이 낮은 애들이나 하는 거다’고 비웃을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내 꿈에 딱 맞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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