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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수장 신뢰 ‘경고등’?…조희대, 법원노조 평가 전 항목 최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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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기자

승인 : 2025. 11. 24. 19:19

대법원장·각급 법원장 평가 결과 발표
천대엽 0.38점…조희대 이어 뒤에서 2등
법조계 "판사 의사 반영 안돼…대표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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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법원노조)의 하반기 다면평가에서 전 항목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 응답자 10명 중 8명가량은 조 대법원장이 직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사법부 수장에 대한 법원 내부의 신뢰 하락이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이번 조사는 판사가 아닌 행정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만큼 이를 사법부 전체 민심으로 일반화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원노조는 24일 오전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하반기 대법원장·각급 법원장 다면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법원노조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평가를 실시한다. 이번 설문은 이달 3∼11일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전국 법원 5급 이하 공무원 4364명이 참여했다.

다면평가에선 '관리자 적합성', '행정·입법권 견제', '국민기본권 향상' 세 항목의 '적합' 응답 비율을 점수로 환산한다. 조 대법원장은 이번 평가에서 각각 0.21점, 0.20점, 0.22점을 기록해 세 항목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다. 평균은 0.21점으로 응답자의 79%가 조 대법원장을 부적합하다고 평가한 셈이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평균 0.38점을 받아 조 대법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천 처장은 최근 재판소원 도입, 특별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 등 여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안에 공개적으로 이견을 내온 인물이다.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도 0.42점에 그치며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설문에는 조 대법원장 거취를 묻는 문항도 포함됐다. '현재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을 적절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3016명 중 2347명(77.8%)이 '아니오'라고 답했다. '사법부 불신을 초래한 대법원장이 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문항에도 2360명(78%)이 같은 답을 했다.

법원노조 노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관계자가 2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여부에 대한 법원공무원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박서아 기자
법원노조 관계자는 "조 대법원장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도,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폭동이 발생했을 때도 법원의 최고 관리자로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이례적인 재판 진행으로 국민 주권을 제한하려는 시도를 앞장서 실행했다"고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 5월 이재명 당시 예비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을 빠르게 진행한 점을 겨냥한 발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설문이 사법 판단 일선에 있는 판사들의 의견은 반영하지 못한 만큼 대표성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노조 평가가 내부 분위기를 파악하는 참고자료가 될 수는 있지만, 특정 성향을 가진 조직의 결과를 사법부 전체의 신뢰도 하락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며 "구성원의 역할과 업무 성격이 서로 다른 만큼 결과 해석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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