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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인도주의재단, 투명성·안전 논란 끝에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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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5. 11. 25. 10:51

GHF “새로운 구호 모델 증명” 주장…업무는 CMCC로 이관
자금·운영 구조 베일에…무장 경비·실탄 사용 논란도
ISRAEL-PALESTINIANS/GAZA-AID-BANKS <YONHAP NO-4978> (REUTERS)
가자 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미국이 지원하는 가자인도주의 재단(GHF)의 구호 물품을 팔레스타인인들이 운반하고 있다./로이터 연합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으로 설립된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출범 약 6개월 만에 활동을 공식 종료했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HF는 하마스에 의한 구호물자 전용 논란을 이유로, 기존 유엔의 구호 체제를 대신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직접 식량을 전달한다는 목표로 출발했으나 운영 방식과 안전 문제를 둘러싸고 지속적인 논란에 직면해 왔다.

GHF는 25일 성명을 내고 미국이 주도하는 이스라엘 내 민군협력센터(CMCC)에 임무를 인계하고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GHF는 "가자 주민들에게 더 효율적인 구호 전달 모델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며 "향후 CCMC가 GHF의 방식을 채택하고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GHF는 지난 5월 가자지구 내 대규모 기아 위기 속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재단 측은 이 기간 중 총 300만 상자, 약 1억 8700만 끼에 달하는 식량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기존 유엔 시스템에서 구호물자의 상당량을 빼돌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GHF를 대안 체제로 추진했다. 유엔은 이러한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GHF 구호 방식은 운영 기간 내내 큰 반발을 불러왔다. 가자지구 각지에 배급소가 설치돼 식량을 전달했지만, 배급소가 이스라엘군이 통제하는 지역에 위치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동 과정에서 생명의 위협을 감수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현장 목격담과 영상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인파를 통제한다는 이유로 실제 사격을 가해 수백 명이 사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GHF는 배급소 내부에서는 폭력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도 주민들의 이동 과정에서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운영의 투명성 또한 논란에 휩싸였다. GHF는 구호 자금의 출처와 현장을 담당한 민간 무장 인력에 대해 거의 공개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 왔다. 일부 현장 계약자는 굶주림에 지친 주민들이 몰려들자 미국인 경비 인력이 실탄과 섬광탄을 사용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유엔은 GHF 설립 자체를 비판하며 이 시스템을 통해 이스라엘이 식량 분배를 통제할 수 있게 됐고, 결과적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 이동을 가능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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