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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글로벌 흥행에 ‘현지 밀착형 전략’이 통했다...해외 30개 거점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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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11. 25. 12:11

한국콘텐츠진흥원, 현지 네트워크 기반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매김
제조업과 다른 접근..."문화 상호존중 기반의 인적 네트워크·신뢰가 성패 좌우"
(심천) 2025 심천국제라이선싱박람회 한국공동관 현장사진
'2025 심천국제라이선싱박람회' 한국공동관 전경. /한국콘텐츠진흥원
올해 K-드라마의 현지화 성공 사례로 주목받은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이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에서 일본 내 오리지널 드라마 역대 최다 시청 기록을 세웠다. 한국판 역시 프라임비디오 비영어권 TV쇼 부문 5위에 오르며 글로벌 흥행을 입증했다.

한국 스튜디오드래곤과 일본 쇼치쿠의 합작인 이 작품의 성공 뒤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 도쿄 비즈니스센터가 국내 제작사 '자유로픽처스'에 제공한 2년 간의 밀착 지원이 있었다. 현지법인 설립부터 대본 리딩 및 조단역 오디션 등 업무공간 지원, 법률·세무 컨설팅까지 전방위 지원을 받은 결과다.

(도쿄) 일본판_내남편과결혼해줘_포스터이미지
드라마 '내남편과결혼해줘' 일본판 포스터 이미지. /한국콘텐츠진흥원
K-콘텐츠의 해외 진출이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화, 공동제작, IP 라이선싱 등 복잡한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하면서, 현지에 뿌리내린 '비즈니스 허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5일 콘진원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기업들은 해외진출의 최대 애로사항으로 '파트너·바이어 발굴'(66.5%)을 꼽았다. 성공 요인 역시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및 네트워크'(41.5%)가 1순위였다.

이는 유형자산 거래 중심인 제조업과 달리, 콘텐츠산업이 무형자산 위주의 플랫폼 연계와 계약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콘텐츠 기업 관계자는 "신뢰도 높은 현지 네트워크를 지속 관리하는 것은 기업 개별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콘진원은 2009년 설립 당시 4개소로 시작한 해외사무소를 올해 25개국 30개소(예정 포함)로 확대했다. 특히 2023년 이후 매년 5~10개소씩 급증하며 K-콘텐츠 글로벌 확산에 발맞추고 있다.

(프랑스) 2025년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 한국공동관 현장사진
프랑스 '시리즈 마니아(Series Mania) 2025' 한국공동관 전경. /한국콘텐츠진흥원
◇ 현지 맞춤형 전략이 핵심

해외사무소는 시장정보 제공 → 바이어 발굴 → 비즈니스 매칭 → 현지법인 지원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전략을 구사한다.

프랑스 센터는 2022년 유럽 최대 미디어그룹인 메디아완의 K팝 수요를 파악해 하이브와 매칭했다. 2년간의 조율 끝에 2024년 파트너십이 체결됐고, 방탄소년단(BTS)의 유럽 투어 공연 'BTS World Tour: Love Yourself', 세븐틴의 공연 'Seventeen World Tour In Seoul : ODE TO YOU' 영상 등이 메디아완 OTT에서 서비스됐다.

LA 센터는 할리우드 시스템의 핵심인 '작가' 집단을 공략했다. 북미 최대 작가대표집단 WGA와 채널을 확보해 'K-콘텐츠 원작 진출 쇼케이스'를 신설, 웹툰·게임 등 국내 IP의 영상화라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LA) 2025 K-콘텐츠 쇼케이스 참가사 발표(피칭) 현장 사진 (주식회사 빅오션이엔엠 박재영)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센터에서 '2025 K콘텐츠 원작 미국 진출 쇼케이스'를 열고 K콘텐츠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사진은 K콘텐츠 쇼케이스 참가사 발표 중인 빅오션이엔엠의 박재영씨.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 심천 센터는 유통 난이도가 높은 중국 시장 특성상 애니메이션·캐릭터 IP 공략에 집중했다. 2024년부터 라이선싱 박람회 참가부터 수출 상담회, 현지 홍보까지 3단계 전략으로 이듬해 애니메이션 방영과 캐릭터 제품 유통 계약을 성사시켰다.

◇ 팬덤 형성부터 정부 협력까지...한류 저변 확대 앞장

독일 센터는 프랑크푸르트 쇼핑몰에서 K-웹툰 IP 굿즈 팝업스토어를 최초 개최해 5일간 8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현지 유통사와 정식 수입판매 계약으로 이어져 콘텐츠 기업들의 지속적인 수익 활로를 확보하였다.

(독일) K-웹툰 IP 굿즈 팝업스토어 현장사진
독일에서 열린 'K-웹툰 IP 굿즈 팝업스토어' 전경.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 북경 센터가 운영하는 상설전시체험관 'SEE'K'는 2년 반 만에 누적 방문객 7만 명을 기록하며, K-콘텐츠 소비가 제한적인 중국 시장에서 코어 팬덤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사무소가 현지 시장의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최근 3년 간 기존 운영하던 10개 센터 외에도 20개 센터를 신규 개소하는 등 양적 확대에 집중하다 보니, 일부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은 단순히 콘텐츠산업만의 성과로 그치지 않고, K-푸드, 소비재 등 연관산업으로까지 이들 팬덤의 소비가 확장되는 등 한류의 '낙수효과'로 이어진다. 한류라는 문화현상을 기반으로 산업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현지의 문화 코드를 모두 이해하고 있는 비즈니스 허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투데이·한국콘텐츠진흥원 공동기획>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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