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조직 키우고 R&D 등 '공격투자'
"판매 넘어 '기술력'이 경쟁력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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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에이피알,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K뷰티 대표 기업들이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 참여를 준비 중이다. 이들 기업은 최근 2~3년 동안 AI 조직 강화와 R&D(연구개발) 비용을 꾸준히 늘려왔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5개사의 R&D 비용 합은 39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3711억원) 7%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홈디바이스·초개인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변화란 설명이다. 단순 판매를 넘어 '기술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가 자리 잡은 것이다. 이에 맞춰 제조자 개발 생산(ODM) 양강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콜마는 약 600여 명의 연구원이 근무하는 '종합기술원'을 중심으로 AI 기반 처방·배합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AI 팩토리 얼라이언스' 사업에 선정돼 생산 전 공정을 통합 관리하는 AI 자율제조 시스템 구축에도 착수했다. 코스맥스는 2021년 설립한 코스맥스 AI 연구소를 기반으로 기초·메이크업 연구에 AI를 도입하며 개발 속도와 성분 최적화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통의 대기업들도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CES 혁신상을 7년 연속 수상할 만큼 기술 투자에 적극적이다. 2023년 자회사 미용기기 판매사 '퍼시픽 테크' 설립에 이어 올해는 전사 차원의 AI 전환을 추진 중이다. LG생활건강도 지난 6월 LG전자로부터 '프라엘' 상표권을 인수하며 디바이스 사업을 새 축으로 삼고 있다. 회사는 올 3분기 뷰티 부문이 58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음에도, R&D 비용을 예년 수준을 유지하며 실적 부진 속에서도 기술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디바이스 시장의 선두주자인 에이피알도 숨가쁘다. ODM 제품 판매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임에도 사내에 뷰티 디바이스·의료기기 R&D 전담 조직을 두며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R&D 비용 역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내년에는 의료기기 수준의 제품 출시까지 예고하고 있다.
그간 CES는 구글, 삼성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무대 중심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 1위 뷰티 기업 로레알 그룹이 업계 최초로 CES 기조연설에 나서며 "우리는 테크기업이다"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이후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뷰티는 기술과 거리가 멀다는 업계의 기존 인식에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CES 주관사 CTA은 올해 초 CES 혁신상에 '뷰티테크'를 신설했다. 독립적 카테고리로 판단할 만큼 시장 영향력이 커졌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해당 분야 수상은 LG생활건강의 '웨어러블 뷰티 디바이스', 코스맥스의 '맥스페이스',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사이트'가 차지했다.
오는 'CES 2026'에서는 에이피알과 한국콜마가 라이프 스타일관에 부스를 꾸리고 신기술을 소개할 전망이다. 에이피알은 '부스터 진동 클렌저' 등 뷰티 디바이스 신제품과 고기능성 화장품 등을 선보인다. 한국콜마는 피부 상처를 AI로 진단한 뒤 적정 약물을 자동 분사하는 '스카 뷰티 디바이스'를 시연할 전망이다. LED 기반 피부 관리, 맞춤형 조색 메이크업 기능까지 갖춘 '원스톱' 디바이스로, 이 기술은 최근 CES의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외도 뷰티테크 수상작인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등도 제품 전시에 나선다.
CES 참가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지난 CES 2025 부스에는 약 1200명이 방문해 전년 대비 70% 많은 관람객이 몰렸고 유럽 등 해외 유통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에이피알은 지난 8월 미국 울타뷰티 전 지점 입점에 성공, 올 3분기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280% 증가했다.
한편 대한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기준 한국 화장품의 대미 수출액은 16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 중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