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설계 전문가 대거 임원급
조직 안정화·기술 혁신에 방점
세대교체로 미래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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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5일 '2026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시켰다. 137명(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규모였던 지난해보다 승진자 수가 크게 늘었다. 임원 승진 규모가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5년 만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214명이 승진한 이후 2022년 198명, 2023년 187명, 2024년 143명, 2025년 137명으로 줄다가 올해 반등했다.
◇AI·반도체 등 미래 기술 인재 중용
이번 임원 인사에선 미래 기술 인재 중심의 승진이 돋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줄곧 강조해 온 초격차 기술 확보에 중점을 둔 조치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전 계열사 임원 교육에서도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이라며 "경영진보다 더 훌륭한 특급인재를 국적·성별 불문해 양성하고 모셔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21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반도체·스마트폰 전문가인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석학인 박홍근 하버드대 교수를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영입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 부사장 승진자로는 데이터 지능화 전문가로 평가되는 이윤수 부사장과 생성형 AI 핵심 기술 개발을 주도해 온 이성진 부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부문에서는 장실완 부사장, 박봉일 부사장 등에 대한 승진이 이뤄졌다. 장 부사장과 박 부사장은 각각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 SOC(시스템온칩) 설계 전문가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 직군에서 기술 전문가를 임원급으로 대우하는 펠로우·마스터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플래시 소자 전문가인 이재던 펠로우와 반도체 패키지 열특성 전문가인 김재춘 마스터 등이 선정됐다.
◇'젊은 피' 전진배치…3040 리더 눈길
연공서열 대신 성과를 최우선으로 하는 인사 기조도 반영됐다. 경영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을 대거 발탁하면서 세대교체 흐름이 이어졌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30대 상무는 2명, 40대 부사장은 11명이 배출됐다. 지난해 각각 1명, 8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규모가 커졌다. 임원 승진자 평균 연령은 지난해(47.6세)와 비슷한 47.7세다.
30대 상무 2명은 MX사업부 시스템 퍼포먼스그룹장 김철민 상무와 삼성 리서치 AI 모델팀 이강욱 상무다. 김 상무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단말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 상무는 생성형 AI 언어·코드 모델 개발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40대 부사장 역시 세트 사업과 반도체 사업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한 강민석·권정현·김문수·이강호 부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30대를 포함해 젊은 리더를 전면에 배치한 점이 이번 인사의 주요 특징으로 볼 수 있다"며 "사장단과 달리 부사장 이하에서 승진자를 늘린 것은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미와 함께 유능한 인재에 대한 이탈 방지와 다소 침체된 조직 분위기를 전환하는 등 다각적인 요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