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EU 최고법원 “회원국 내 동성결혼, 현지법 상관없이 인정해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126010013608

글자크기

닫기

김현민 기자

승인 : 2025. 11. 26. 10:20

독일 결혼 남성 부부, 폴란드서 인정 거부당해 소송 제기
"역사적 판결…동성부부 평등 및 동등 대우 위한 새 시작"
PEP20240616025601009_P2_20240616005836997
2024년 6월 15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제23회 퀴어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EPA 연합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은 25일(현지시간) 회원국 어디서든 등록한 동성 혼인을 폴란드에서도 현지 법과 상관없이 인정하라고 명령했다.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이날 EU 국가들이 다른 회원국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진 동성 국민 간의 결혼을 인정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고 AP통신, BBC 등이 보도했다.

이번 판결은 2018년 독일 베를린에서 결혼한 동성 부부가 폴란드에서 그 관계를 인정받지 못한 데 대해 현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나왔다.

폴란드로 이주한 이들 두 남성은 독일에서 발급받은 혼인관계증명서 사본을 제출해 부부 관계임을 증명하려고 했지만 현지 당국은 법률을 근거로 동성 결혼을 허용하지 않았다.

ECJ는 "결혼 규칙은 각 회원국의 관할권에 속하지만 그것을 행사할 때 EU의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며 "독일에서 결혼한 폴란드 부부는 EU 시민으로서 이동의 자유와 가족생활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들은 모국인 회원국에 귀국했을 때도 결혼의 효력에 따라 가족생활을 계속 할 수 있는 확실성을 가져야 한다"며 "폴란드에서 이들을 미혼 커플로 생활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EU법에 위배되며 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재판에서 부부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파벨 크누트 변호사는 25일 "이는 역사적인 판결"이라며 "동성 커플의 평등과 동등한 대우를 위한 투쟁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친유럽 성향의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앞서 동성 혼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추진했지만 보수 여당 연합과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반발로 성립시키지 못했다.
김현민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