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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TV’ 지휘봉 잡은 노태문…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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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11. 26. 17:51

올해 DA·VD사업부 영업익 4000억
DX부문 영업익 비중 5% 미만 수준
수요 둔화속 中 브랜드 약진에 고전
DX부문 안정화 등 업계 초미 관심
AI 등 소프트웨어 차별화가 경쟁력
삼성전자 경영진 구성이 마무리되면서 다가올 조직개편과 주요 사업부문의 내년도 경영전략에 이목이 집중된다. 가장 관심이 모이는 건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TV 등 세트 사업을 총괄하는 DX부문이다. 전 세계적인 수요 둔화와 중국 브랜드의 약진 등에 생활가전과 TV 사업은 올해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까지 적자로 돌아서면서 '가전 명가(名家)' 위상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정식 DX부문장에 오른 노태문 사장의 최우선 과제로 생활가전과 TV 사업 수익성 개선이 꼽히는 이유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DX부문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3조7000억원, 11조5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12.7% 증가하면서 실적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다만 사업부별로 보면 실적 온도차가 상당하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네트워크사업부 포함)가 전체 영업이익의 95% 이상을 담당한 반면, 생활가전과 TV 사업을 각각 맡고 있는 DA사업부와 VD사업부의 비중은 5% 미만에 그쳤다.

실제로 DA사업부와 VD사업부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000억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1000억원 줄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3분기에는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임원 인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총 161명의 승진자 중 DX부문에서만 92명이 이름을 올렸는데 이 중 다수가 MX사업부 소속으로 확인됐다.

두 사업부의 부진은 전 세계적인 수요 둔화와 저가·물량 공세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이 배경이다. 특히 TV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가 집계한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는 17.2%로 1위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점유율이 0.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하이센스와 TCL 등 중국 TV 업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포인트, 0.6%포인트 증가한 15.4%, 14.9%의 점유율을 나타내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삼성전자의 3분기 TV ASP(평균판매단가)도 지난해 연평균 대비 6%가량 하락한 상태다. 올해 VD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이 단행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회사 안팎에선 DX부문을 본격 진두지휘하는 노태문 사장의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2020년부터 MX사업부장을 맡아 온 노 사장은 올해 3월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DX부문장을 직무대행으로 겸직해 왔다. 지난 21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직무대행을 떼고, 대표이사까지 선임되면서 생활가전과 TV 사업 경쟁력을 회복시켜야 하는 부담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DA사업부와 VD사업부 수장인 김철기 부사장, 용석우 사장이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조만간 치러질 조직개편에서 조직 슬림화나 실무진 변동 폭을 키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에서 주로 펼쳐왔던 원가 절감 전략을 생활가전과 TV 사업에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최근 AI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는 쪽에 주력할 가능성도 높다. 노 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제품·기능·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며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보급형 제품까지 AI 기술을 대중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4분기 DA·VD사업부에 대한 증권가 영업손실 전망치는 1000억~2000억원 수준이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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