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테슬라, FSD로 자율주행 시대 열었는데… ‘중국산·HW3.0’ 제약에 소비자 환불 요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01010000442

글자크기

닫기

남현수 기자

승인 : 2025. 12. 01. 17:29

올해 국내서 4.8만대 팔았지만… FSD 적용 모델은 0.3%
'미국산·HW4.0' 한정에 '900만원 옵션' 환불 요구 확산
테슬라, 소비자 신뢰 시험대 올라… 후속 대책은 언제쯤
제목 없음
테슬라코리아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X에 올린 FSD 감독형 사용 모습./테슬라코리아 X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테슬라가 'FSD'로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달 테슬라는 일부 모델을 대상으로 '감독형 FSD'를 배포했다. 사실상 국내 첫 고도화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중국산 차량과 구형 하드웨어(HW3.0)를 장착한 모델은 FSD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소비자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23일 국내에 '감독형 FSD'를 배포했다. 다만 대상은 모든 테슬라가 아닌 미국 생산 모델 가운데 최신 시스템인 HW4.0(카메라 및 AI 처리 성능 향상)이 탑재된 차량으로 제한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실제로 FSD를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은 500대 남짓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팔린 테슬라 대부분이 이번 FSD 배포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의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10월 국내에서 총 4만7962대를 판매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입 전기차는 물론 전체 전기차 브랜드를 통틀어 독보적인 규모다.

특히 테슬라 모델Y는 이 기간 4만747대 판매되며 기아 EV3(2만391대), 현대차 아이오닉5(1만3419대)와 같은 국산 모델을 제치고 베스트셀링 전기차 자리를 유지 중이다. 전기차 시장 전체로 따지면 같은 기간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4대 중 1대는 테슬라였고, 모델별로 살펴보면 5대 중 1대가 모델Y였던 셈이다. 업계는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평가한다.

문제는 이렇게 압도적으로 판매된 차량 대다수가 FSD 사용이 불가하다는 점이다. 올해 10월까지 테슬라가 국내 판매한 모델 가운데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이 4만7811대에 달한다. 미국산 모델은 151대로 전체 판매의 0.3%에 불과해 사실상 올해 국내 팔린 차량의 99.7%가 FSD 적용 대상에서 배제됐다.

상황이 이렇자 이미 많은 소비자가 '사용할 수 없는' 옵션을 구매했다는 데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FSD 가격은 현재 약 900만원 수준이다. 중국산 차량을 구매했거나 HW3.0이 탑재된 기존 테슬라를 보유한 소비자들은 "옵션 비용을 지불했지만 실제 사용할 수 없다"며 환불을 요구하고, 일부 차주들은 법적 대응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테슬라가 환불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소비자 갈등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테슬라는 이미 HW3.0 이하 사양 모델에서는 완전한 FSD 구현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환불 관련 집단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테슬라는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HW3.0 차량을 위한 'FSD 라이트 버전'을 별도로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기능 수준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는 기술 혁신 속도를 최우선으로 가져가는 대신, 기존 고객 관리 리스크를 감수하는 방식의 경영을 택했다"며 "테슬라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향후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의 브랜드 신뢰도를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