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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정원 창업 지원으로 성장, 실증 기회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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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림 기자

승인 : 2025. 12. 04. 16:49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 인터뷰
기정원 지원사업 통해 라이다 개발
3D 라이다, 주차장·공장 등 적용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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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장예림 기자
"로봇은 2~3년 이내, 자율주행 자동차는 5년 전후로 시장이 열릴 것입니다. 라이다(LiDAR)를 통한 3D 데이터로, 피지컬AI 등과 결합한 파생될 미래 애플리케이션을 찾으려 합니다. 매년 킬러 앱을 찾을 것입니다. 다만 정부가 실증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21일 만난 라이다 전문기업 에스오에스랩의 정지성 대표는 "스타트업을 이끌면서 정말 많이 빚졌다"며 스스로를 빚진 사람이라 칭했다. 실제 그의 노트북엔 '나는 빚진자다'라는 스티커가 붙여져 있었다. 정 대표가 빚진 리스트 중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도 있다. 에스오에스랩은 지난 2016년 기정원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을 시작으로, 총 7개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은 성장 잠재력이 우수하지만 사업화 능력과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정 대표는 협업 비행 기술 개발과 차량의 자율주행/ADAS를 위한 소형 라이다 개발 등 과제를 수행했다.

두 가지 핵심 제품이 있다. 2D 라이다 'GL(General LiDAR)'과 3D 라이다 'ML(Mobility LiDAR)'이다. 여기서 GL은 반도체 공장에 납품이 되고, ML은 자율주행 자동차와 로봇, 스마트인프라(보안관제) 등에 들어간다. 정 대표는 "GL은 기존 일본과 독일에서 만들던 기술을 우리가 국산화한 것"이라며 "ML의 경우 현재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자율주행 모빌리티 로봇 '모베드'에 납품돼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이 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향후 200억원의 매출을 기대 중이다.

올해 6월 25일엔 국내 라이다 기업 최초로 나스닥에 상장하기도 했다. 또 엔비디아 자율주행·로봇 플랫폼 '오린'의 국내 유일 라이다센서 부문 공식 파트너로 합류했다. 에스오에스랩은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R&D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전체 인력 중 57%가 R&D 비중이기도 하다. 이들은 명함보다도 작은 라이다에서 더욱 경량화 및 소형화하고 있다. 지금은 하리보 젤리 미니버전(12g)보다 작게 만들고 있다.

특히 정 대표는 공항 야외(옥상)·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부터 제조공장, 항만, 공사 현장까지 스마트인프라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중대재해 관련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라이다는 CCTV와 달리 식별할 수 없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물리적 안전부터 개인정보까지 지킬 수 있다"며 "예를 들면 고객이 주차장에 들어서면 라이다 데이터를 통해 비어있는 주차 공간을 안내해 주는 등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수·김해·청주·제주공항에서 실증 및 사업화 단계를 밟고 있다.

그러나 어려움도 있다. 라이다는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어서다. 국내 기업들도 시장공략에 나섰지만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정 대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일어설 수 있게끔 정부에서 실증 기회를 만들어달라고 말한다. 정 대표는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의지를 갖고, 라이다 기업이 적자를 보면 보전해 주는 등 강력하게 지원을 추진했다"며 "우리나라 여건상 중국처럼 할 순 없을지언정 실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면 국방부 등에서 신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예산이 있다면, 해당 예산 중 일부를 우리 한국기업들 제품을 사주는 형태"라며 "이렇게 되면 레퍼런스가 생기고, 우리는 해외에 영업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적어도 국제무대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무대에 올라서게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보다 저렴하지는 않겠지만, 20~30% 가량 비싼 수준으로 국제무대에 설 수 있다면 충분히 규모의 경제를 이끌 수는 있을 것 같다"며 "초기엔 마진이 없거나 낮더라도 이런 식으로 규모의 경제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대표는 우리나라가 자수성가형 기업인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재벌들이 다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며 "기정원 등 정부 지원사업도 충분히 제조 기반 스타트업이 성장하기에 잘 짜여있다고 본다. 꿈에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기회가 주어지는 좋은 환경이 바로 우리나라"라고 전했다.
장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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