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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캄보디아 국경서 또 교전, 태국 군인 2명 부상… 주민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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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5. 12. 08. 09:08

Malaysia US Trump
지난 10월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운데), 아누틴 찬비라쿨 태국 총리(왼쪽)와 국경 분쟁 관련 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국경분쟁 중인 태국과 캄보디아 양국이 7일(현지시간) 또다시 무력으로 충돌해 태국 군인 2명이 부상당하고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선제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며 날 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어 국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카오솟·크메르타임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후 태국 시사켓주(州)와 캄보디아 프레아 비헤아르주가 맞닿은 국경 지대 '푸 파 렉' 인근에서 양국 군대 간 교전이 발생했다.

태국 2군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충돌은 약 35분간 지속되었으며 캄보디아 측의 무반동총 공격 등으로 인해 태국 군인 2명이 각각 다리와 가슴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태국 정부는 즉시 부리람·수린·시사켓 등 4개 접경 지역 주민들에게 지정된 대피소로 이동할 것을 명령했다. 아누틴 찬비라쿨 태국 총리도 국방장관과 함께 8일 현장을 긴급 방문해 대응 태세를 점검할 예정이다.

교전의 원인을 두고 양국은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며 외교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태국 국방부 나타폴 나크파니치 장관은 캄보디아를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캄보디아군이 태국 측이 설치한 지뢰 방지용 철조망을 제거하며 지속적으로 도발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번 도발이 이번 주 유엔(UN)에서 열리는 대인지뢰금지협약(오타와 협약) 회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캄보디아가 국제 사회에서 태국을 '공격자'로 프레임 씌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했다는 시각이다.

반면 캄보디아 측의 설명은 전혀 다르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태국군이 먼저 산탄총과 60mm 박격포 등을 동원해 공격을 퍼부었다"고 반박했다. 캄보디아 측은 "우리 군은 대응 사격을 하지 않고 즉각 태국 측에 사격 중지를 요청했다"며 자신들의 도덕적 우위를 강조했다. 이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감시단에 투명하고 공정한 진상 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 10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성공적인 중재'라고 자평했던 휴전 협정이 사실상 무력화되었음을 시사한다.

협정 체결 이후에도 국경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지난달 11일에는 태국 군인이 순찰 중 지뢰를 밟아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태국은 이를 휴전 협정 위반으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개입으로 간신히 갈등을 봉합한 바 있다.

하지만 지뢰 사고에 이어 직접적인 포격전까지 발생하면서, 제3자(미국)의 중재에 의존한 '불안한 평화'는 한계를 드러냈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말레이시아 국방참모총장을 만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국제 여론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현장의 군사적 대치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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