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中 군사도발에 뿔난 日 자민당…긴급 합동회의 소집, 정부에 ‘강한 대응’ 압박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08010004226

글자크기

닫기

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5. 12. 08. 15:21

중일 군사 긴장 사흘째 격화
PAP20251207145401009_P4
중국의 랴오닝 항모/사진=연합뉴스
중국이 자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의 오키나와 인근 함재기 훈련을 재개하고 센카쿠열도에서의 해경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집권 자민당이 정부에 더욱 강하게 맞설 것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중국군 전투기의 자위대기 레이더 조준 사건으로 촉발된 중일 간 군사 긴장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 신문은 8일 자민당이 이날 오전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오키나와 본섬 남동 공해상공에서 중국군 전투기로부터 레이더 조준을 받은 것을 둘러싸고 긴급 안보조사회와 외교조사회 등 합동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한 자민당 의원들은 "우발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행위를 했다"며 중국을 비판하는 한편, 정부에 대해서는 자국의 정당성을 강하게 내세우라고 요구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조회장은 중국군의 레이저 도발에 대해 "우발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지극히 위험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중국 측이 "자위대기의 반복적 접근이 (자국)훈련을 방해해 비행 안전에 심각한 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은 우리나라(일본)와 완전히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정부에 강한 대응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회의에는 약 10명의 의원이 참석해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모테키 도시미쓰 외무상으로부터 레이더 조사를 둘러싼 경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안보조사회장은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중국과의) 외교전에서 밀리지 않도록 해달라는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8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자위대기는 중국 군기와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한 뒤 "중국기의 안전한 비행을 심각하게 저해했다는 지적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레이더 조사에 대해서는 "항공기의 안전한 비행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위험한 행위로 이런 사안이 발생한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도 좀처럼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함은 6일부터 7일에 걸쳐 오키나와·오키 다이토지마 서쪽 해역에서 북동쪽으로 향해 가고시마·키카이지마 동쪽 약 190㎞의 해역을 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은 이 기간 동안 함재 전투기 등의 발·착함을 총 100회 실시했다.

한편 중국의 레이더 조사 사건은 동북아 정세 불안정화로 한반도 안보 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일본의 대중국 억제 강화 움직임이 커지며 한미일 3국 협력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에서 한미 동맹이 일본에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으나, 중국의 경제·군사 압박(희토류 지연 등)이 한국 공급망에 파급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군사 활동이 늘어날 리스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랴오닝함의 일본 오키나와 인근 훈련 지속과 센카쿠열도 해경 활동 강화가 동중국해 긴장을 고조시켜 한국 서해안·동해안 자위대 스크램블(긴급발진) 부담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