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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로이터 및 타이PBS 등에 따르면, 아누틴 총리는 전날 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캄보디아)이 우리에게 한 짓을 보라. 더 이상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의 '자제 촉구' 메시지에 대해서도 "우리가 아니라 태국을 침범한 쪽에 멈추라고 말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말레이시아 총리와 통화했느냐는 질문에는 "이것은 양자 문제"라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하삭 푸앙켓케오 외교장관 역시 이날 73개국 외교단을 상대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캄보디아가 태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협하지 않을 때까지 군사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태국군의 공습에 대해 "지뢰 지대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유엔 헌장 51조에 따른 정당한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공습이 민간인이 아닌 군사 목표물에 한정된 '비례적 대응'임을 강조했다.
태국 군 당국은 이번 작전의 목표가 단순한 국지 도발 억제를 넘어섰음을 시사했다. 차이야프륵 두앙프라팟 육군 참모장은 "태국 육군의 목표는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캄보디아의 군사 능력을 장기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국방부는 캄보디아군이 중국제 장거리 로켓인 'PHL-03'과 소련제 'BM-21'을 전진 배치해 태국 부리람 공항과 프라삿 병원 등 민간 시설을 겨냥하려 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공개했다. 태국 군 관계자는 "이러한 위협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공군력을 동원해 캄보디아군 로켓 저장고와 지휘소를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사거리가 70~130km에 달하는 PHL-03은 국경 너머 태국 내륙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수 있어 태국군이 이를 '레드라인'으로 간주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무력 충돌로 인한 피해도 커지고 있다. 태국군은 이날 캄보디아의 공격으로 자국 군인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측은 태국의 공습과 포격으로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전쟁 공포가 확산되면서 태국 부리람, 수린 등 4개 접경 지역 주민 약 4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학교 600여 곳과 병원들이 운영을 중단했다.
태국이 '협상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캄보디아 훈 마넷 총리 역시 "국가와 조국을 위해 단결하라"며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면서, 사태의 조기 해결은 요원해졌다.
특히 태국이 캄보디아의 '비대칭 전력(장거리 로켓)' 제거를 군사 목표로 설정하고 제공권을 활용한 타격을 지속할 경우, 캄보디아 역시 지상군을 동원한 게릴라전이나 국지적 포격으로 맞설 가능성이 커, 아세안 전체의 안보 불안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