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 협정 추진"…中 "외부 개입, 지역 긴장만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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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주요 언론은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제35차 미-호 외교·안보장관 회의(AUSMIN) 결과를 이같이 보도하며 인도-태평양 안보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AUSMIN은 매년 열리는 미-호 최고위급 안보 협의체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호주 측 인사는 페니 웡 외무장관과 리처드 마리스부총리 겸 국방장관, 미국 측 인사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다.
합의의 핵심은 미국의 중요 군사자산을 호주 북부 및 서부 기지에 사전 배치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다윈, 틴달, 앰벌리 등 북부 3대 공군기지에 MV-22 오스프리 틸트로터 항공기, 정찰기, B-52 전략폭격기, F-35 전투기 지원시설 등이 상시 배치된다.
2027년부터는 퍼스 근처 HMAS 스털링 해군기지에 미국 핵추진 공격잠수함 ‘서부 회전부대’가 정기 정박한다. 이를 위해 양국은 활주로 연장, 폭격기 대피소 신축, 연료·탄약 대규모 저장시설 확충에 나서기로 했다.
또 미군 전용 물류 네트워크(노드)를 설치하고 미군 감독·지원 그룹을 신설하는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동시에 추진한다.
앞서 호주 정부는 2025~2028년 국방예산에 관련 항목 120억 호주달러(약 11조 원)를 반영했다.
마리스 장관은 이번 회의 직후 “미국과의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협정은 전속력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사 분야 외에도 호주에서 토마호크, 장거리 대함 미사일(LRASM) 등을 공동 생산하고 극초음속 공대지 미사일을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가속화한다.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사이버·전자전 분야에서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도 구축한다.
양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중국이 대만해협·남중국해에서 강제적으로 위험한 군사활동을 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즉각적인 위험 감소 조치와 군사 투명성 강화를 촉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의 행동은 동맹 전체의 공동 안보를 위협한다”고 직격하며 호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2.5% 달성을 요구했다. 이에 마리스 장관은 “2% 이상으로 증액하겠다”고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이행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
이 회담이 끝난 직후 중국 외교부는 “외부 세력의 군사 개입은 지역 긴장만 높일 뿐”이라며 반발하는 입장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호주가 인도-태평양 미군 작전의 ‘남방 앵커’로 자리 잡았다며 유사시 호주 영토가 전쟁의 최전선이 될 가능성이 현실화됐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