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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다카이치 발언 비난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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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2. 09. 19:10

다카이치 발언 군국주의적 발상
일본 헌법에도 위배되는 것이 현실
군국주의적 망상 아직 일본에 팽배
역사 잊은 민족에게 미래 없다 비판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을 시시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이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 다분히 군국주의적 발상이 농후한 그의 발언이 완전히 전 세계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일본과 다카이치 총리의 공식적인 발언 철회나 대중(對中) 사과가 없을 경우 당분간 이런 상황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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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망언을 최근 런민르바오 기고를 통해 규탄한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의 권기식 회장./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화면 캡처.
진짜 그런지는 전 세계 각지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린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글이나 말들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우선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가장 격정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중국 내 오피니언 리더들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 너 나 할 것 없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군국주의적 냄새가 물씬거릴 뿐 아니라 몹시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계열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 전 총편집인(사장급 편집국장)의 주장을 꼽을 수 있다. 자신의 SNS에 최근 올린 글을 통해 "다카이치는 그야말로 헛소리만 해대고 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올바른 말은 하나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수단방법을 다 동원해 그의 잘못을 공격해야 한다"면서 다카이치 총리와 일본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항간의 장삼이사들 중에서는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주셴차오(酒仙橋) 주민 친펑쥔(秦峰軍) 씨의 비판이 단연 주목을 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다카이치의 발언은 다분히 군국주의적 망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 오물 같은 발언을 옹호하는 다수의 일본인들도 참 한심하기만 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후 일본의 사회 분위기가 극우 파시즘을 용인하는 쪽으로 흘러간다면 중국이 대일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중국 내 전국 각지의 수많은 오피니언 리더들과 장삼이사들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한결같이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그의 망언을 옹호하는 일본인들에 대해서도 같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오는 13일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서 자행한 대도살 만행 88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지 않나 싶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반응이 가장 주목을 모은다. 한중도시우호협회의 권기식 회장의 경우 최근 런민르바오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은 군국주의적 망상에서 깨어나야 한다…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군국주의 침략으로 한국·중국·동남아에 끼친 심각한 전쟁 범죄에 대해 충분한 성찰과 반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일본의 미래는 다시 어두운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과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를 비난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여의도에서 교육 사업을 하는 김성환 씨의 주장은 더욱 강경한 느낌을 준다. "다카이치의 발언은 일본 헌법에도 위배된다. 국제법에 저촉된다는 사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일본은 전범 국가로 재무장을 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감히 대만 유사시 운운 할 수 있나. 한국 정부와 국민들도 단호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이전 정부와는 달리 나가야 한다"면서 최근 전 정권이 의도적으로 불러온 사회 전반적인 친일 분위기를 경계했다.

일본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다. 후쿠오카의 홍순규 목사가 "일본인들이 일어서야 한다. 나는 나치 당시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시 '처음 그들이 왔을 때'를 들려주고 싶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왔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라는 내용의 시 말이다. 일본인들은 이 시에서 침묵은 죄악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느껴야 한다"고 하는 말만 들어봐도 좋을 듯하다.

제2차 세계대전의 주축국이었던 독일 역시 분위기는 비슷하다. 에센대학 학생 우어줄라 마리아 씨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일본은 지금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그러면 다시 죄악을 저지르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일본은 지금까지 과거사를 반성하고 있는 독일을 배워야 한다. 우리 독일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에게 그런 걸 배웠다. 일본 젊은이들도 부디 그러기를 바란다"면서 안타까워하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외에 미국을 비롯한 북미, 태국 등의 동남아의 오피니언 리더, 언론 매체, 현지인들과 한국 및 중국인들도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대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의 발언이 상식적이지 못한 것을 떠나 궤변에 가까운 것인 만큼 너무나도 당연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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