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발언이 불 지른 상황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 농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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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민르바오(人民日報) 등 중국 매체들의 10일 보도를 종합하면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 당시인 1937년 12월 일제 군대가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을 점령한 후 약 6주 동안 중국인 30만 명을 살해한 사건으로 중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린다. 목불인견이라는 표현을 써야 할 만큼 악랄했다는 점에서는 나치의 만행에 못지 않았다. 중국이 2014년부터 12월 13일을 국가 공식 추도일인 공제(公際)로 지정한 이후 매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것은 절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매년 이 무렵 반일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일본과의 관계가 유독 좋지 않았던 탓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이전보다 훨씬 더 대단했다.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영화 '난징기념관'이 개봉돼 인기몰이를 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 와중에 지난달 7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까지 분위기 파악을 못한 채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발언을 하면서 안 그래도 심각한 상황에 불을 질렀다. 완전 설상가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분위기가 얼마나 살벌한지는 학살 현장이었던 난징 시내의 표정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우선 30만 명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곳인 장둥먼(江東門)기념관 주변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마치 바로 무슨 일이 터질 것 같은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공안 당국이 청년, 학생들의 과격한 반일 시위를 우려해 대규모 경찰 병력을 기념관 인근에 대거 배치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난징을 비롯해 전국 11개 도시에 소재한 일본인학교가 10일을 전후해 사실상 문을 굳게 닫은 것 역시 분위기가 살벌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증명한다. 심지어 주중 일본 대사관은 최근 자국민들에게 "최근 양국 관계를 고려하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외출 시 주변 상황에 주의하라. 가능하면 일본어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중국 군 당국이 13일을 전후해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 해역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 주변에서 대대적 군사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는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한다. 중국의 반일 감정이 대폭발하는 현실을 증명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군은 12월에는 해상 군사 훈련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러나 올해는 예정돼 있다. 이유는 뻔하다고 할 수 있다"는 런민(人民)대학 정치학과 팡창핑(方長平) 교수의 말은 이로 보면 정곡을 찌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으로서는 현 상황이 꽤 부담스럽다. 당연히 사상 최악 상황인 분위기가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맹방인 미국에게 SOS를 보낸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0월 말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해 성사된 정상회담 이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는 미국은 일본의 요청에 반응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과 잘 지내야 하지 않느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내 반일 감정의 대폭발로 인한 일본의 전전긍긍은 이제 되돌리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