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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국영 안타라통신과 러시아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에서 매우 밝은 전망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 "우리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 러시아는 언제든 인도네시아의 원자력 에너지 역량 개발에 기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2032년까지 500메가와트(MW)급 첫 원전을 가동한다는 목표를 가진 인도네시아의 국책 사업에 러시아의 기술과 전문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강력한 세일즈 의지로 풀이된다.
프라보워 대통령 역시 파키스탄을 거쳐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자리에서 "양국 관계가 매우 훌륭한 수준"이라고 화답하며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 강화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번 회담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러시아의 '글로벌 사우스' 확장 전략이다. 푸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브릭스(BRICS) 정회원 가입을 "중대한 지정학적 발전"이라며 환영했다. 또한 양국은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주도의 경제 블록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임을 재확인했다.
이는 비동맹 중립 외교를 표방하는 인도네시아를 확실한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는 푸틴의 전략과, 거대 신흥 시장 및 에너지 기술이 필요한 프라보워의 실리주의가 맞물린 결과다. 양 정상은 수교 75주년을 맞아 산업과 농업 분야가 양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는 점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통적인 군사 협력 관계도 재확인됐다. 푸틴 대통령은 "많은 인도네시아 국방 전문가들이 러시아 군사학교를 포함한 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며 군사 기술 협력을 확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최근 수마트라섬을 강타한 대홍수 피해에 대해 개인적인 애도를 표하며 지원 의사를 밝혔고, 프라보워 대통령은 2026~2027년 중 푸틴의 인도네시아 답방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초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