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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속의 진주 캐냈다”...넥슨·스마일게이트, TGA 휩쓴 ‘선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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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권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5. 12. 12. 15:22

TGA 2025
한국 게임 산업의 영향력이 제조를 넘어 투자와 배급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가 세계 최대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he Game Awards, 이하 TGA) 2025'에서 나란히 본상을 거머쥐며 글로벌 시장을 읽는 선구안을 입증했다.

넥슨은 해외 유망 개발사 인수를 통한 지식재산권(IP) 확보로, 스마일게이트는 퍼블리싱 역량으로 각각 성과를 내며 한국 게임사의 성공 방정식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시어터에서 열린 TGA 2025는 한국 게임사들의 안목이 빛난 무대였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먼저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을 맡은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이하 33 원정대)'는 대상 격인 '올해의 게임(GOTY)'을 포함해 9개 부문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프랑스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제작하고 스마일게이트가 국내에 선보인 '33 원정대'의 약진은 업계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 4월 출시 이후 벨 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한 독창적인 아트 스타일과 턴제 RPG의 전략성을 결합해 전 세계적 호평과 다양한 수상을 이어온 한편 5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올해의 타이틀로 명실공히 자리매김했다. 

이번 TGA에서는 총 12개 부문에 올라 GOTY 외에도 게임 디렉터상, 각본상, 미술상, 음악상 등 역대 최다 수상인 9관왕을 달성했다.

게임업계는 스마일게이트의 글로벌 소싱 역량이 만개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단순히 완성된 게임을 유통하는 차원을 넘어 잠재력 있는 서구권 개발사를 초기 단계에 발굴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한 전략적 판단이 주효했다는 해석이다.
아크 레이더스
넥슨의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개발한 '아크 레이더스' 역시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게임' 상을 받으며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지난 2017년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 이후 8년 만에 트로피를 한국 게임 산업에 안겼다.

'아크 레이더스'는 지난달 출시 직후 전 플랫폼 최고 동시접속자 70만 명, 글로벌 누적 판매량 400만 장을 기록하며 상업적 성과와 비평적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특히 '배틀필드6', '엘든링: 밤의 통치자'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멀티플레이 부문 정점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러한 성과는 넥슨이 오랜 기간 공들여온 해외 투자 전략의 결실로 꼽힌다. 넥슨은 2018년 스웨덴의 엠바크 스튜디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뒤 이듬해 지분 전량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본사의 과도한 간섭을 배제하고 현지 개발진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철저히 보장한 경영 방식이 '아크 레이더스'라는 글로벌 히트작을 탄생시킨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스포츠 분야에서도 한국의 위상은 이어졌다. 젠지 이스포츠 소속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쵸비' 정지훈은 '최고의 이스포츠 선수' 상을 받으며 개인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 외에도 엔씨소프트는 북미 스튜디오 아레나넷의 '길드워2' 확장팩을,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크래프톤은 신작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TGA 무대를 글로벌 마케팅의 전초기지로 활용했다.

이번 TGA 성과를 기점으로 한국 게임 산업의 글로벌 진출 방식이 한층 고도화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좁은 내수 시장과 특정 장르에 국한된 개발 관행에서 벗어나 글로벌 유망 IP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역량이 게임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휘권 플레이포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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