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성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분야 대표 제작지원 사업인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이하 창작산실)이 18회를 맞아 신작 34편을 공개했다. 연극·창작뮤지컬·무용·음악·창작오페라·전통예술 등 6개 장르 작품들은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등을 중심으로 관객과 만난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22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18회째를 맞은 창작산실을 통해 366편의 작품이 탄생했다"며 "문화예술 예산을 지켜낸 힘은 예술인들의 영향력이고, 그 토대 위에서 창작산실은 다른 나라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사업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1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2차 제작과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K-컬처의 근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창작산실을 거친 작품들은 해외 무대에서도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뮤지컬 '마리 퀴리' '인사이드 윌리엄', 연극 '미궁의 설계자' 등 여러 작품들이 해외로 진출했다. 아르코는 2차 제작 지원을 본격화해 작품의 레퍼토리화와 장기 유통 가능성에 무게를 싣겠다는 계획이다.
배우 김신록은 이날 홍보대사로 참석해 "창작산실은 예술가에게는 든든한 창작의 동반자이자, 관객에게는 믿을 수 있는 큐레이터"라며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통로로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붙임] 18회 창작산실 홍보대사 김신록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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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김신록.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 선정된 작품들은 동시대 사회가 마주한 질문을 장르별로 다층적으로 풀어낸다.
연극 부문에서는 상실과 기억을 SF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풀(POOL)', 군기지 이전과 연쇄 사건을 통해 사회 구조 속 폭력을 추적하는 '몸 기울여', 보이지 않는 존재의 존엄을 묻는 '멸종위기종', 식민지 시대 디아스포라의 개인사를 다룬 '튤립' 등이 이름을 올렸다.
창작뮤지컬 부문에서는 10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동화를 무대화한 '푸른 사자 와니니', 배우 제임스 딘의 죽음 직전 5분을 상상한 '제임스 바이런 딘', 1990년대 여고 도서관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A여고 사서의 영광과 비극' 등이 포함됐다.
A여고 사서의 영광과 비극_실연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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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A여고 사서의 영광과 비극'.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무용 부문은 기후 위기, 감시 사회,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몸의 언어로 탐구한다. '이윽고 INTIME', '세게, 쳐주세요', '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 'X', '성인물' 등은 신체를 통해 동시대의 불안과 질문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음악·전통예술·창작오페라 부문에서도 장르 경계를 허무는 실험이 이어진다. 민요와 현대음악을 결합한 '낭창낭창', 판소리와 포스트록을 결합한 잠비나이의 '적벽', 2·28 민주운동을 소재로 한 창작오페라 '2.28' 등이 눈길을 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연간 약 65억 원 규모의 예산으로 그해를 대표하는 신작을 발표하는, 예술위 내 가장 긴 역사의 제작지원 사업"이라며 "초연을 넘어 재연과 해외까지 이어지는 성과가 창작산실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