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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선택과 집중… 수도권 ‘서부’ 키우고, ‘동부’ 효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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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12. 22. 17:54

정현석號 외형성장보다 수익성 역점
'상권 경쟁력' 따져 점포 재편 가속도
인천점 럭셔리화… 지역 랜드마크로
매출하락 분당점 내년 3월 영업종료
롯데백화점이 수도권 점포를 재편하며 '선택과 집중'을 본격화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인천점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지역 랜드마크로 육성하는 반면, 인근 동탄점·평촌점에 비해 노후화와 집객력이 저하된 분당점은 내년 3월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지난해 마산점 폐점 등 지방 중소형 점포 정리에 이어, 이제는 수도권에서도 상권 경쟁력과 수익성을 기준으로 점포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정현석 대표 체제에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과거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 대표 시절, 불매운동과 코로나19라는 이중 악재 속에서도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는 내실 경영을 통해 실적 방어에 성공한 인물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소비 침체와 유통 채널 다변화 속에서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는, 핵심 점포 경쟁력 강화와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중장기 체력을 키우는 데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22일 롯데백화점은 인천점 2층에 경기 서부권 최대 규모의 '럭셔리 패션관'을 지난 19일 열었다고 밝혔다. 약 2800평 규모로, 올해 인천점에서 진행된 리뉴얼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내외 럭셔리 디자이너·컨템포러리 브랜드 59개를 한데 모아 수도권 서부 상권을 겨냥한 고급화 전략을 택했다.

인천 상권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고급 패션 수요를 겨냥해, 1·2층에 분산돼 있던 럭셔리 패션 매장을 2층으로 집결시켰다. 층 전체를 고급화한 인테리어로 구성해 '럭셔리 패션 타운' 콘셉트를 보여줬다. 특히 2층 절반 규모를 차지하는 '럭셔리 디자이너 존'에는 18개 매장이 들어섰는데, 이 중 약 40%가 신규 브랜드다. 파비아나 필리피, 린드버그, 금강안경 등은 인천 상권 최초 매장이다. 골든구스는 인천 지역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으로 확장하며, 국내 최초로 키즈 라운지를 갖췄다. 컨템포러리 존에는 송지오 파리, 우영미 등 K-컨템포러리 브랜드를 포함해 총 23개 글로벌 브랜드가 입점했다.

이 같은 투자 확대는 인천점의 최근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인천점의 럭셔리 디자이너 상품군 매출은 지난해 20%대 신장률을 기록했고, 우수 고객 매출도 최근 3년간 매년 10% 이상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이 인천점을 수도권 서부의 '럭셔리 허브'로 키우겠다는 전략에 자신감을 얻은 배경이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상반기 1층에 럭셔리 부티크와 하이엔드 주얼리를 중심으로 한 '럭셔리 전문관'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인천점은 롯데백화점의 핵심 점포 중 하나다. 수도권 서부에서 대체재가 없는 위치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인천점 매출은 7891억원으로 전국 백화점 가운데 15위 수준이다. 이런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은 점포로 평가된다. 롯데백화점이 인천점을 지역 랜드마크 점포로 키우는 이유다.

반면 수도권 동부에서는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건물 오피스 리모델링 추진에 따라 영업 종료에 합의했다. 1999년 개점 이후 26년간 운영돼 온 분당점은 지난해 매출 1623억원으로 전국 백화점 가운데 58위에 머물렀다.

분당점은 2010년 롯데백화점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분당점 건물을 CBRE자산운용에 매각한 뒤 임차해 운영해 왔다. 이후 이 건물은 2020년 이지스자산운용·우미건설 컨소시엄에 재매각됐고, 결국 오피스·리테일 리모델링이 결정되면서 영업 종료로 이어졌다. 경기 동부권에서는 분당점이 사업장 중 최하위권 매출에 속한다. 인근의 신도시 배후 수요와 상권 확장 효과를 누린 동탄점과 평촌점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평촌점 매출은 4575억원, 동탄점은 423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분당점은 판교·광교 등 인접 지역에 대형 상업시설이 잇따라 들어서며 집객력이 분산되고, 소비 트렌드 변화 속에서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했다.

수도권 뿐만 아니라 매출 하위 점포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매각 또는 운영 방식 전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관악점, 일산점, 건대스타시티점, 상인점, 포항점, 센텀시티점 등이 검토 대상군으로 언급된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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