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베네수엘라, 美 제재 여파로 사실상 ‘고립’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23010012793

글자크기

닫기

김도연 기자

승인 : 2025. 12. 23. 17:04

국제 항공사 잇단 철수…노후기 20여 대에 의존
항공 연결 급격히 축소…가족·세계와 단절 심화
TOPSHOT-VENEZUELA-US-CONFLICT-PROTEST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22일(현지시간) 카라카스 시내에서 미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AFP 연합뉴스
미국의 대(對)베네수엘라 압박 정책으로 국제 항공 연결이 크게 축소되면서 베네수엘라 국민이 사실상 '하늘길 단절' 상태에 놓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베네수엘라 2800만 인구가 현재 세계적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소수 국내 항공사가 운용하는 약 20대 안팎의 노후 항공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사들은 급히 항로를 조정해 인접국 경유편을 늘리고 있으나 항공권 가격이 크게 뛰면서 국민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휴가와 가족 방문이 잇따라 취소되고 고령자에게 전달할 의약품 운송도 지장을 받는 등 개인 생활에 즉각적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체류 중 귀국편이 끊겨 발이 묶이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인근 군사력 증강으로 "잠재적 위험 상황"이 조성됐다는 미 연방항공청(FAA) 경고 이후 사실상 해당 공역을 폐쇄 대상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밝힌 뒤 급격히 심화됐다. 이후 10여 개 이상의 국제 항공사가 베네수엘라 노선 운항을 중단했으며, 민항기와 미군 항공기가 충돌 위기를 겪은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우려가 확대됐다.

피터 세르다 IATA 미주 담당 부회장은 "군용기로 오인돼 공격받는 상황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항공 안전 문제를 강조했다.

WSJ는 베네수엘라가 과거 콩코드 여객기가 취항할 정도로 국제 항공 수요가 높은 국가였으나, 경제 위기와 외환 통제, 주요 항공사 철수 등으로 국제선 연결이 급속히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주 1만5000명 수준이던 출입국 항공 수요는 현재 1000∼2000명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편 축소는 승객 이동뿐 아니라 의약품·부패하기 쉬운 생필품, 항공기 정비 부품 운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군의 카리브해 남부 배치 이후 안전 문제가 더욱 부각되는 가운데 위성항법시스템(GPS)·레이더 교란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