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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기술공사, 카톡 멀티프로필 협박 행위 징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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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석원 기자

승인 : 2025. 12. 31. 14:58

멀티프로필에 특정인 겨냥 위협 문구 수개월간 노출
가스기술공사 자체 감사 통해 부적절 행위 직원 조사
조사 결과, 폭행은 없었지만 정신적 피해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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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기술공사 전경/한국가스기술공사
자신의 휴일 근무 변경 요청이 거절되자 욕설을 하고, 이후 동료와 관리자를 특정한 협박성 표현을 수개월간 노출한 한국가스기술공사 직원의 행위가 내부 감사로 드러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기술공사 감사실은 최근 대구경북지사 안동사업소 관로파트에서 근무했던 A씨에 대해 '특정 대상을 향한 멀티프로필 설정 등으로 인한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1개월 감봉 처분을 요구했다. A씨에 대한 최종 처분 수위는 다음 달 말 열리는 인사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가스기술공사 감사실이 특정 대상을 겨냥한 카카오톡 멀티프로필 설정 행위 등으로 감사를 실시해 처분 요구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건이 발생한 시점은 올해 6월 12일이다. 당시 A씨는 동료 직원 B씨와 2인 1조로 관로순찰 근무를 하던 중 B씨에게 이틀 뒤 예정된 본인의 휴일 대근 변경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다른 동료 직원 서너 명에게도 전화로 재차 대근을 요청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자, B씨와 단둘이 있던 차량 안에서 "하, X발 X같네"라고 욕설을 했다.

이후 B씨가 A씨의 욕설과 본인에 대한 인권침해 행위를 회사에 보고했다. 8월 27일 이와 관련해 진행된 C 파트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A씨는 겉옷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나 "B 직원을 만나야겠다"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B를 때리면, 소장님과 파트장님께 가는 피해가 있습니까?"라고 말하는 등 관리자를 상대로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

메신저를 통한 특정인 대상 위협·협박은 이 시점 이후 시작됐다. A씨는 C 파트장과 B씨를 특정해 "지금부터 내 목표는 니 모가지다. 타협은 없다" "니가 살기를 느끼는 순간엔 이미 늦었음을 기억하거라" 등의 문구가 적힌 카카오톡 멀티프로필을 설정해 노출했다. 이 같은 협박·위협성 멀티프로필 설정을 3개월 이상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측이 지난달 5일(1차), 이달 4일(2차) 프로필 변경 조치를 권고했음에도 지속적으로 설정을 유지했다.

A씨와 동료 직원, 파트장 사이에 폭행 등 물리적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지만, B씨와 C 파트장은 해당 협박성 문구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0월 안동사업소에서 타 지역으로 발령됐다.

A씨는 감사실 조사 과정에서 "욕설을 한 것은 평소 동료들의 대근 요청을 잘 들어줬던 상황에서 자신의 대근 요청이 거절되자 한탄스럽고 서운한 마음에서 나온 말이고 B를 향해 했던 욕설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멀티프로필 설정 행위에 대해서는 "카카오톡이라는 사적 공간에서의 개인적 표현일 뿐 특정인을 명시하거나 직접적으로 협박 의사를 전달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실은 욕설이 폐쇄적인 공간에서 발생했고, 카카오톡 멀티프로필 특성상 대상자를 지정해 노출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을 조사한 감사실 관계자는 "지위적 관계나 비위 행위가 성립하지 않아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닌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배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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