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SK하이닉스, 수익성 직결 효과
공급 늘리는 삼성…점유율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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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BM3E의 공급 가격이 기존 대비 약 20%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AI(인공지능)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 제한적인 공급 여건이 맞물리면서 HBM을 포함한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가격 협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GPU(그래픽처리장치)와 ASIC(주문형 반도체) 기반 AI 시스템 구축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주요 고객사들의 HBM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서버 확산으로 서버용 DDR5를 중심으로 한 일반 D램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에 HBM3E 역시 함께 가격이 상승하게 됐다. 과거 HBM3E 평균판매가격(ASP)이 서버용 DDR5 대비 4~5배 수준이었지만 범용 D램 가격 급등으로 인해 내년 말에는 그 격차가 1~2배 수준으로 좁혀질 것이 전망됐다. 이는 HBM 가격이 하락한다기보다 DDR5 가격 상승으로 상대적인 프리미엄이 축소되는 구조적 변화라는 설명이다.
또한 트렌드포스는 엔비디아가 올해 5월 주요 D램 공급업체들과 내년 물량 조달 협상에 가장 먼저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는 AI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구매자 위주의 가격이 형성됐지만 올해 3분기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AI 기반 서버 도입이 예상을 웃돌면서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이 DDR5 서버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충했고 이 과정에서 광범위한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공급업체들이 가격 결정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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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증권에 따르면 내년 전체 HBM 생산에서 HBM3E가 차지하는 비중은 66%로 올해(87%)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HBM4 비중 확대에 따른 상대적 감소이며, HBM 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HBM3E의 절대 물량과 시장 규모는 의미 있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같은 시장 구조 속에서 SK하이닉스의 주도권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HBM 시장 점유율 60% 이상으로 1위를 지키고 있는 SK하이닉스는 HBM3E 초기 양산과 주요 고객사 공급에 한발 앞서며 현재에도 엔비디아 물량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HBM3·HBM3E 수요에서도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소 낮아질 수 있지만 여전히 'AI 큰손'으로서의 시장 지위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이익 레버리지 구조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물량 확대와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HBM3E 공급을 늘리며 올해 3분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1.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물량 확대, 고객 다변화를 통해 HBM 시장 내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HBM3E 12단 제품의 수율이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고단 제품 비중을 확대할 경우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점진적으로 공급량 확대를 개선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