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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론조작’ 의혹 韓 전 대표, 정계 은퇴가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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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1. 06. 00:0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최근 '공정과 정의를 수호하는 시민 일동'을 중심으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최고 수위의 징계와 수사 의뢰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 명의 여론 조작' 의혹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위원장 이호선)의 조사 결과, 한 전 대표 일가족 5인의 명의와 동일한 계정들이 작성한 게시글의 87.6%가 단 두 개의 IP 환경에서 집중적으로 작성돼 여론 조작의 정황이 뚜렷하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는 당내 여론 형성 자체를 왜곡함으로써 정당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심각한 범죄가 아닐 수 없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이러한 사실이 밝혀진 후 보여준 한 전 대표의 태도다. 그는 당 대표라는 막중한 지위에 있었음에도 반성과 책임 있는 설명을 하지는 않은 채 이 사안을 '익명 게시판'의 일로 호도하며 가족과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비겁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공인으로서 또 정치인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자질조차 결여되었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그의 과거 행적을 돌이켜보면 이번 사태는 예견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한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되고 여당 대표까지 했음에도 윤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내란'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데 앞장섰다. 거대 야당의 폭거 속에서 여당 대표로서 국정을 뒷받침하기는커녕, 자기 계파 의원들을 독려해 탄핵소추안 가결의 '일등공신'이 된 것은 인간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있을 수 없는 '배신'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수 진영을 궤멸로 몰아넣었던 배신자들의 행태와 판박이로 보일 수도 있다.


이제 한 전 대표는 보수 진영에 더 이상 자산이 아닌 '보수의 짐'이 됐다. 그가 국민의힘에 다시 고개를 들이밀어 대한민국 정치를 '가면무도회'로 타락시키고 있다는 질타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그를 믿고 지지했던 당원들과 국가적 위기 속에 고통받는 국민은 좌절하고 있다. 무너진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배신의 정치는 철저하게 응징되어야 한다. 본인이 초래한 파국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예의다.

정치는 신뢰라는 든든한 기반 위에 세워지는 집과 같아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 대표까지 한 사람이 당내 '여론 조작'을 통해 그런 기반을 스스로 허물어뜨렸다. 그게 국민의힘 내부 조사의 결론이다. 그런 그가 다시 국민의힘이란 집을 재건하겠다고 나서는 것인가. 당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당의 분란밖에 없는데, 자기가 몸담던 정당을 망치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라면 이제라도 정계 은퇴를 결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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