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트럼프 ‘관세 폭탄’에도…인도·베트남, 수출·성장 ‘사상 최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106010002036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6. 01. 06. 09:03

VIETNAM-ECONOMY-GROWTH <YONHAP NO-8054> (AFP)
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한 주택 건설 현장에서 한 남성이 벽돌을 나르고 있다. 베트남 통계총국(GSO)은 이날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서비스업, 건설업,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2025년) 경제성장률이 8.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고율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의 신흥 경제 강국인 인도와 베트남이 2025년 나란히 사상 최대의 경제 성과를 달성했다. 인도는 '무역 다변화'로, 베트남은 '공급망 허브' 전략으로 미국의 압박을 정면 돌파하며 오히려 체급을 키웠다는 평가다.

◇'50% 관세' 두드려 맞은 인도…'다변화'로 맞불
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는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50%에 달하는 징벌적 관세를 부과받았음에도 2024-25 회계연도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8252억 달러(약 1194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인도의 승부수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시장 다변화 전략이었다. 인도는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뉴질랜드와 협상 9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영국·오만과도 잇따라 무역 협정을 맺었다. 현재 이스라엘·유럽연합(EU)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은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문제 삼아 고율 관세를 매겼지만, 인도는 오히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뉴델리로 초청해 '중단 없는 연료 공급'을 약속받는 등 독자 노선을 강화했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인도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 경제 대국(GDP 4조 1800억 달러·6048조 4600억 원)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2030년까지 독일을 제치고 3위로 도약한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싱크탱크인 인딕 연구원 포럼(IRF)은 "미국의 관세가 타격을 주는 상황에서 인도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 아니라 베팅을 여러 곳으로 분산하며 활로를 찾았다"고 분석했다.

◇ '관세'보다 강한 '수요'에 베트남, 8% 고성장 질주
베트남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견제를 뚫고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베트남 통계총국에 따르면 베트남의 2025년 경제성장률은 8.02%로, 정부 목표치(8% 이상)를 달성하며 전년(7.09%)보다 성장 폭을 키웠다.

미국은 지난해 8월부터 베트남산 제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기지로 베트남을 지목하며 '환적 화물'에 대해서는 40%의 중과세를 위협해왔다. 하지만 베트남의 대미(對美) 수출은 오히려 급증해 1530억 달러(221조 3910억 원)를 기록했고, 대미 무역 흑자는 사상 최대인 1340억 달러(약 193조 8980억 원)에 달했다.

이런 '역설'이 가능했던 이유는 관세 장벽으로도 꺾지 못한 강력한 수요 덕분이다. 베트남이 전자·섬유·신발 등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고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삼성·애플·나이키 등 다국적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완제품을 조립해 미국으로 보내는 구조가 견고해, 관세 장벽을 세워도 그 수요를 꺾기 어려웠던 셈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원자재 공급처인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 또한 1860억 달러(269조 1420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미국의 '중국산 우회 수출' 의심을 살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 "트럼프 고율 관세, 고립 대신 자생력 키웠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고율 관세가 이들 국가를 고립시키기보다 오히려 경제적 자생력과 전략적 유연성을 키우는 촉매제가 됐다고 진단한다.

인도 경제학자 비스와지트 다르 교수는 "미국의 압박은 인도가 더 이상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명분을 줬다"며 "인도는 이제 '줄이 끊어진 자유로운 새'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역시 내수 소비와 정부 지출을 늘리며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경제 체질 개선을 병행하고 있어, 2026년 이후에도 아시아의 성장 엔진 역할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