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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자율주행은 ‘축적의 기술’… 신뢰와 안전을 고려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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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1. 0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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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수 산업부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술렁였다. 지난해 말 국내에 출시된 테슬라 감독형 FSD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은 이제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테슬라의 FSD 도입은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현실과 대비되며 조명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차로 유지 보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자율주행의 기초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해 왔다. 과제는 기술 발전의 정체다. 레이더 중심의 기존 방식은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으로 넘어가는 흐름 앞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현대차그룹은 방향 전환에 나섰다. 2020년 미국 앱티브와 손잡고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을 설립했고, 2022년에는 국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포티투닷(42dot)'을 인수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외부 의존에서 벗어나 내부에서 직접 구현해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겠다는 그룹 경영층의 방침이었다. 하지만 시장이 체감하는 성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포티투닷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 AI'는 여전히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고, 모셔널은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 중단과 상용화 일정 지연으로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미래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자율주행 경쟁이 특정 기업의 독주로 흘러가고 있지 않아서다.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테슬라조차 차세대 자율주행 컴퓨터로 꼽히는 A15 칩 개발 일정이 2027년 이후로 미뤄지며,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자율주행 기술 전반이 속도 경쟁에서 현실 점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포티투닷의 '엔드 투 엔드(E2E)'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 '아트리아 AI'를 고도화하며 2027년 레벨2+, 2028년 레벨3 수준의 기술을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모셔널 역시 올해 미국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들어갔다. 당장은 경쟁사 대비 속도가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중장기 경쟁 구도에서 이탈했다고 보기도 힘든 이유다.

세계 자율주행 산업을 둘러싼 패권 다툼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제는 누가 먼저 출발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느냐가 기술의 완성도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율주행 경쟁력과 관련해 "격차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고 강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자율주행은 속도의 산업이기 이전에 신뢰의 산업이다. 기술이 충분히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시장 확장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는 아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이 단발성 혁신이 아닌 '축적의 기술'이라면, 지금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후퇴가 아니라 준비에 가깝다. 자율주행의 최종 승부는 결국 신중함이 만들어낼 신뢰와 안정성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남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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