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인터뷰] ‘철옹성’ 아이폰 포렌식 해낸 국과수…“제조사 협조하게 해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08010002594

글자크기

닫기

김홍찬 기자

승인 : 2026. 02. 08. 17:32

이지우 국과수 디지털과 연구사 인터뷰
검경 못한 아이폰 포렌식 성공
기존 이스라엘 외 2곳 도구 추가 도입
"포렌식은 창·방패 싸움…제조사 또 막을 것"
이지우 국과수 공업연구사 인터뷰
이지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디지털과 공업연구사가 지난 5일 강원도 원주 국과수 본원에서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디지털 포렌식 수사에서 아이폰은 '철옹성'으로 불린다. 독자적인 보안 시스템으로 인해 비밀번호를 풀고 내부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는 '화이트칼라 범죄' 등 지능적·조직적 사건 수사에서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메신저 등 핵심 디지털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한 수사기관은 첫발도 못 떼고 무혐의로 끝내기 일쑤였다. 일각에서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아이폰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아이폰 포렌식 수사의 길을 열었다. 국과수는 지난해부터 3대 특검팀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20여건의 포렌식 분석에 성공했다. 이 중에는 주요 인물 중 1명의 아이폰도 포함돼 있었다. 국과수가 분석한 포렌식 데이터는 특검 수사의 핵심 증거가 됐다. 이는 국과수가 최신 보안 기술에 맞춰 기존과 다른 포렌식 도구를 선제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모든 디지털 기기의 포렌식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지우 국과수 디지털과 공업연구사는 지난 5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포렌식 수사에 대해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표현했다. 이 연구사는 2017년부터 10년째 국과수에서 디지털 포렌식 감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계속 업데이트되는 스마트폰 특성상 다음에는 현재의 포렌식 기술을 막는 운영체제가 도입될 수 있다"며 "제조사의 수사 협조를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우 국과수 공업연구사 인터뷰
이지우 국과수 디지털과 연구사가 지난 5일 휴대전화 포렌식 감정에 앞서 증거물 전처리 작업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
-디지털 포렌식 수사에 있어 아이폰이 특히 어려운 이유는.
"단일 제조사에서 운영체제와 기기를 동시에 제조해 양산하는 아이폰은 공통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양산하는 기타 제조사에 비해 보안이 더욱 강력하게 관리된다.예컨대 잠금상태의 스마트폰에 대해, 안드로이드는 초당 5000번 이상의 무작위 대입이 가능하지만 아이폰의 경우 15분에 1번 가능하다. 6자리 숫자로 잠겨 있는 아이폰은 20년 이상 소요된다."

-최근 국과수에서 유일하게 아이폰 비밀번호를 풀었는데.
"보안상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무작위 대입은 어렵기에 우회해서 데이터를 빼내는 방법을 파악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아이폰을 포함한 최신 스마트폰의 비밀번호 추적을 지원할 도구는 국외 제조사 3곳(이스라엘·미국·스웨덴)의 제품이 존재한다. 기존에는 이스라엘 제품만으로 대부분 추적이 가능했고, 대부분 수사기관에서 도입 중이다. 그러나 최근 특정 시점 이후 업데이트된 스마트폰들에 대해서는 지원이 안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국과수는 나머지 2곳 제조사 도구의 기술 문의와 도입을 추진했고 모든 도구를 동시 활용해 분석이 가능했다. 올해부터 일부 수사기관에 해당 도구들을 도입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국내 포렌식 기술 수준은 해외와 비교해서 어느 정도인가.
"잠금상태의 최신 스마트폰에 대해 아직 국외의 주요 제조사에 비해 기술력은 떨어지지만,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카카오톡 앱 등은 잘 분석돼 대부분의 수사기관에서 잘 활용하고 있다. 포렌식에 대해 법률적으로 민감하게 대응하는 분위기에도 국내 포렌식 업계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AI)의 발전이 포렌식 수사에 미칠 영향은.
"디지털 기기의 대용량화로 분석할 데이터가 점점 방대해지고 있어, 눈으로 직접 분석은 어렵다. 최근 AI 기술이 디지털 포렌식에 접목돼 쓰이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특정 범죄 및 사건 주제와 관련된 영상 및 컨텐츠를 AI 엔진을 기반으로 분류해주는 기능이 제공되고 있다. 국과수에서는 향후 방대한 휴대전화 데이터에 대한 국내 수사기관들의 수사 효율성을 높이는 AI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엔진 개발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포렌식 수사 기술과 관련해 제도적 한계가 있나.
"최근 개인 정보 보안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대부분의 디지털 기기가 자체적으로 암호화돼 분석 기술의 한계가 있다. 최신 암호화된 디지털 기기들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제조사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한데, 이런 부분들을 국가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제도 등이 요구된다."
김홍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