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개혁연합 참패·여당 300석 근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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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
제51회 일본 중의원 선거 개표 결과 집권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크게 웃도는 대승을 거두고, 전체 의석 300석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은 선거 전 내건 '여당 과반 확보' 목표를 무난히 달성하며 다카이치 정권의 국정 장악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총선은 8일 오후 8시 투표 마감과 동시에 개표에 들어갔다. 출구조사 단계부터 자민당 압승 조짐이 뚜렷이 드러난 가운데, 자민당은 단독으로 중의원 과반(233석)을 확보하고 안정다수(243석), '절대안정다수' 기준인 261석도 내다보는 판세를 형성했다. 연립 여당 전체 의석은 300석을 넘어설 가능성이 거론되며, 정수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310석 전후에 다가설 경우 헌법 개정 발의선까지 시야에 들어온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도쿄 자민당 본부 개표 상황실에 입장하면서도 대승 분위기와 달리 웃음을 자제한 채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 그는 밤늦게 TV도쿄 프로그램에 출연해 "각료들은 제가 책임을 지고 선택한 사람들"이라며 "현재로서는 각료 인사를 크게 바꿀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해, 기존 내각을 중심으로 정권 운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 후루야 게이지는 "이번 대승은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지지와 기대가 표로 이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선거 직전까지 '중도 개혁'을 내세우며 여당에 맞설 축을 자임했던 중도개혁연합은 예상을 크게 밑도는 참패에 직면했다. 노다 요시히코 공동대표는 NHK 방송에 출연해 해산 전 167석에서 크게 줄어든 의석 전망과 관련해 "엄숙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직 거취를 묻는 질문에 "배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답해 사실상 사임 의사를 내비쳤다. 같은 당 사이토 공동대표도 "책임지는 방식에 대해 가까운 시일 안에 제 생각을 말하고 싶다"고 밝혀 지도부 교체를 예고했다.
연립 파트너인 일본유신회 역시 자민당 '선풍' 속에 고전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오사카 시내 기자회견에서 "자민당으로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매우 엄격하고 어려운 선거였다"고 말했다. 선거 전까지 연립 여당의 '액셀(가속) 역할'을 자임해온 일본유신회는 일정 수준 의석은 유지했지만, 기대만큼 세를 넓히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산당·레이와신센구미·사민당 등 이른바 좌파·진보 진영은 곳곳에서 자민당 공세에 밀리며 의석 방어에 애를 먹고 있다. 공산당 고이케 서기국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결과를 곧이곧대로 정권이 전면적으로 신임받았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며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부드러운('푹신푹신한') 개인 인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선거의 뒷면에는 일본 정치권이 중시하는 몇 개의 '매직 넘버'가 자리 잡고 있다. 여당이 233석을 넘으면 법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과반, 243석에 도달하면 중의원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위원의 절반을 확보하고 위원장을 모두 차지하는 안정다수, 261석을 넘어서면 모든 상임위에서 과반과 위원장 독점을 동시에 확보하는 '절대안정다수'가 된다. 정수 465석의 3분의 2인 310석은 헌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발의할 수 있는 기준선으로,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이 선에 얼마나 근접했는지가 향후 개헌 논의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해산에서 투·개표까지 16일에 불과한 '전후 최단' 초단기 선거전에 더해, 1990년 이후 36년 만의 2월 투표라는 이례적 일정 속에 치러졌다. 폭설과 한파가 투표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사전투표는 전 선거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세와 물가, 적극재정, 안보·외교 정책이 SNS를 중심으로 가장 높은 관심을 끈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에게 이번 대승은 강력한 추진력을 안겨 주는 동시에 개헌과 재정운용, 안보 노선 등 민감한 현안을 둘러싼 '정치적 지뢰밭'에 더 깊이 발을 들여놓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