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디자인 동반자'가 만든 디자인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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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글로벌디자인본부 최고디자인책임자(CDO) 겸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는 2015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합류 직후 맡은 첫 작업은 '제네시스 로고' 리디자인이다. 신생 브랜드였던 제네시스가 어떤 철학과 방향성을 지닐 것인지를 시각적으로 규정하는 출발점이었다. 이후 그는 제네시스 디자인 전반을 총괄하며 브랜드 디자인 정체성을 구축했다.
제네시스 디자인을 상징하는 '두 줄 램프'는 전면부터 후면까지 일관되게 적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장치로 작용했다. 단순한 장식이 아닌 멀리서도 제네시스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각적 언어로 자리 잡았다.
출범 초기 제네시스는 '비싼 현대차'라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두 줄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일관된 브랜드 전략이 누적되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더불어 플래그십 세단 G90을 시작으로 G80·G70, GV80·GV70 등 SUV 라인업까지 확장하면서 제네시스는 독립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 완성도는 상품 경쟁력을 떠받치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동커볼케 사장의 역할은 외형 개선에 그치지 않았다. 현재 동커볼케는 정의선 회장의 '디자인 동반자'로 불리며 그룹 전반의 디자인 방향을 총괄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성과는 조직 내 위상에서도 드러난다. 동커볼케 사장은 2020년 일신상의 이유로 현대차그룹을 떠났지만, 불과 반년 만인 같은 해 11월 재합류했다. 당시 정의선 회장은 그를 남양연구소가 아닌 독일 유럽 법인에 배치하고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 직함을 새로 신설했다.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 전략 전반을 총괄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디자인 조직 책임자로서는 이례적인 위상과 속도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디자인이 단순한 지원 기능을 넘어, 그룹 전략의 핵심 축으로 격상됐다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 헤리티지는 가장 높은 진입 장벽이다. 제네시스는 이 간극을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좁히는 전략을 택했고, 동커볼케 체제의 디자인은 전략을 실행하는 핵심 도구였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성장은 단순한 판매 확대가 아니라 브랜드를 하나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게 된 과정"이라며 "동커볼케의 디자인은 제네시스를 독자적인 브랜드로 인식하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