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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17년 만의 M&A 암초… 애경 변수에 인수價 협상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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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연 기자

승인 : 2026. 02. 18. 18:01

상표권 패소·리콜에 '딜 클로징' 연기
태광, MAE 조항 근거로 조건 재요구
애경산업은 단순사후보상 입장 고수
업계, 가격 인하 등 조건부 인수 전망

태광그룹 17년 만의 M&A 복귀작인 애경산업 인수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인수 직전 발생한 상표권 분쟁 패소와 제품 리콜 사태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딜 클로징(거래 종료)'이 연기되면서다. 양측은 우선 잔금 납입 일정을 미루고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상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9일 예정이던 태광산업 컨소시엄의 애경산업 인수 잔금 납입 일정이 다음 달로 연기됐다. 최근 발생한 상표권 침해 판결과 2080 치약 리콜 사태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분을 인수가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두고 양측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태광 측은 이번 사안이 단순 사후보상 이슈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계약서상 '중대한 부정적 변화(MAE)' 조항을 근거로 가격 인하 등 세부 거래 조건 변경을 요청하고 있는 반면, 애경산업 측은 기업 가치의 본질적 훼손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단순 사후 배상 차원의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안을 MAE로 인정한다면 향후 계열사 M&A전반에서 협상구도가 불리해질 수도 있다는 복안에서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제품 리콜 조치와 향후 당국의 행정처분이 브랜드 신뢰도와 애경산업의 실적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계획"이라며 "딜 클로징과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태광그룹 입장에서는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더라도 오랜 법정 다툼이 예상되고, 17년 만에 M&A 시장에 복귀한 그룹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에 가격인하 외에는 어떤 것을 선택해도 손해인 상황이다. 


한때 화장품 사업 호실적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던 애경산업의 최근 실적 역시 인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545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54.8% 감소했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러한 가운데 재무적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태광산업은 이번 인수를 위해 재무투자자들에게 연 10% 수준의 수익률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부문의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인수 직후 터진 악재들을 수습하기 위해 추가 비용이 투입될 경우 태광의 재무 부담은 임계치를 넘을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딜 무산보다 조건부 타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미 납입된 계약금 235억원(5%)을 유지하면서 잔금에서 악재 비용을 차감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양측 모두 거래를 포기하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 매도 측인 애경 역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만큼 태광의 가격 인하 요구를 일부 수용해서라도 거래를 완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달 동국제약이 애경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 금지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애경의 '2080 마데카딘' 등 주요 치약 라인업이 동국제약의 '마데카'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1억 7500만원의 배상과 함께 해당 명칭 사용 금지를 명령했다.

이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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