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LCC 연평균 성장률 30% 이상 상향 조정
"삼성전기, 2018년 슈퍼사이클 재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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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글로벌 MLCC 시장은 'AI 중심 고부가 제품'과 '소비자용 범용 제품'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GB200·GB300 서버와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AI ASIC(맞춤형 반도체) 투자 확대 영향으로 고사양 MLCC 수요는 빠르게 반등한 반면, 스마트폰·노트북 등 전통 IT 기기는 원가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 영향으로 수요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라타와 삼성전기 등 주요 공급사의 고급 MLCC 가동률은 80% 이상을 유지하며 공급이 타이트한 상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을 'Embodied AI' 확산 원년으로 평가하며 로봇·자율주행·스마트 글래스 등 신규 응용처가 MLCC 시장 구조 변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1위 MLCC 기업인 일본 무라타제작소의 움직임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무라타는 당초 2030년까지 AI 서버용 MLCC 수요 연평균 성장률을 18%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이를 30% 이상 상향 조정했다. 무라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AI 데이터센터향 고사양 MLCC 주문 규모가 자사 생산 능력의 약 2배에 달한다고 언급하며 공급 부족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삼성전기와 무라타 등 주요 제조사의 2026년 설비 증설 계획은 10~15% 수준에 그쳐 고난도 제품을 중심으로 '만들면 팔리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서버용 MLCC는 기존 IT용 대비 적층 수가 2~3배 많고 리드타임도 길어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은 유통 시장에서 먼저 감지되고 있다. 제조사들이 범용 제품 대신 AI 서버와 전장용 고부가 MLCC 생산에 집중하며 가동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자 범용 제품 재고가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부품 유통상들이 이미 약 10%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유통 단계의 선행 가격 상승이 통상 제조사의 공식 판가 인상 이전에 나타나는 업사이클 초기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 주도권이 공급자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삼성전기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 컴포넌트(MLCC) 사업부는 매출 대비 재료비 비중이 20% 초중반 수준으로, 가격 상승 시 영업이익률이 크게 확대되는 구조를 지닌다. 실제로 과거 MLCC 슈퍼사이클이었던 2018년에는 판가가 40~50%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이 40%대를 넘어선 바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판가가 제한적으로만 상승하더라도 실적 추정치가 빠르게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MLCC 가격 인상 사이클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며 "가격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과거 2018년 슈퍼사이클 당시처럼 실적 추정치의 대폭 상향 조정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 역시 "삼성전기가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며 북미 빅테크 고객사를 기존 2개사에서 6개사로 확대하며 고객 다변화에 성공했다"며 "서버용 고마진 제품 확대와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개선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로 실적이 가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