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현대차그룹, 문턱 높이는 유럽 전기차 시장… 해법은 현지화 전략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23010006745

글자크기

닫기

남현수 기자

승인 : 2026. 02. 23. 17:39

EU 보조금 기준 강화… 현대차·기아, 현지 생산으로 우위
중국 전기차 공세에 제동… 부품 현지화도 고려해야
사진 5)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체코공장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는 모습./현대차그룹
유럽연합(EU)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급 기준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키워온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입지는 위축되는 반면, 유럽 내 생산 기반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온 현대자동차그룹에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EU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요건으로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 부가가치의 70% 이상을 역내에서 창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적용 대상은 전기차뿐 아닌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기차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보조금을 산업 보호 장치로 활용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 같은 변화는 유럽 내 생산·조달 체계를 갖춘 완성차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유럽 현지 생산과 공급망 운영 경험을 축적해온 만큼, 규제 변화에 따른 상대적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기아는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을 중심으로 유럽 전략형 전기차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현재 연간 32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질라나 공장은 지난해 8월 EV4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유럽 전략형 소형 전기 SUV EV2 양산에 돌입했다. 기아는 질라나 공장의 생상량을 35만대까지 늘리고 2027년까지 EV4를 연 8만대 이상, EV2를 연 10만대 규모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역시 유럽 수요에 맞춘 현지 전략 차종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전동화 전략의 핵심 거점인 체코 공장은 지난달 공장 수장으로 윤상훈 사장을 선임해 현지 의사결정과 대응력을 강화했다. 체코 공장은 코나 일렉트릭 등 내연기관,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의 유럽 핵심 생산기지다.

반면 중국 전기차 업체는 보조금 기준 충족에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당수 업체가 유럽 내 생산거점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반조립(CKD) 위주의 생산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BYD는 헝가리 세게드에 연간 20만대 규모의 유럽 첫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이지만, 주요 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하는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지며 보조금 요건 충족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리자동차는 포드와 협력을 통해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 활용을 검토하는 중이고, 샤오펑은 오스트리아 마그나 공장을 통해 일부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나 물량은 제한적이다.

다만 현지 생산 확대만으로 보조금 요건을 충족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심은 부품 부가가치 70%다. 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전장·구동계·차체 등 주요 부품 공급망을 EU 역내로 재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안전·내구성 재검증, 공급사 전환 비용,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압박이 불가피하다. 특히 유럽은 인증 기준이 까다로운 시장인 만큼, 현지화 강도가 높아질수록 개발비와 제조원가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업계 다수 관계자는 "유럽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생산지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고려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생산 기반 측면에서 출발점이 나쁘지 않은 만큼, 부품 현지화까지 병행된다면 규제 변화의 수혜를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현수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