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과 정경으로 다시 읽는 K콘텐츠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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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30여 년간 콘텐츠 수출, 제작, 정책, 관광, 연구, 팬덤 현장 등에서 활동해 온 12명의 저자가 참여해 한류의 형성과 확산 과정을 증언한다. 권호진, 김현환, 황동섭, 이수지, 한경아, 김경희, 홍성아, 남현정, 케이 세소코, 야마모토 조호, 이소윤, 배기형 등 각기 다른 위치의 필진은 한류를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제시한다.
책의 핵심 개념은 '정경(情景)'이다. 이는 하나의 문화 현상을 둘러싼 감정의 흐름과 사회·역사적 맥락이 결합된 총체적 풍경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한류가 단순히 완성된 콘텐츠가 아니라, 각 지역의 수용자와 환경 속에서 재해석되고 의미화되며 비로소 완성된다고 강조한다.
구성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한류 개념조차 정립되기 이전, 해외 시장을 개척했던 현장 경험을 통해 한류의 출발점을 짚는다. 2부는 관광·비즈니스·지역 네트워크 등으로 확장된 한류의 구조를 다루며, 3부에서는 해외 연구자와 팬덤의 시선을 통해 한류가 어떻게 수용되고 변형되는지를 분석한다.
책은 특히 한류를 가능하게 한 '보이지 않는 손들'에 주목한다. 해외 방송사 문을 두드리던 초기 콘텐츠 세일즈, 정책 방향을 설계한 행정가, 감정을 매개로 콘텐츠를 기획한 제작자, 그리고 현지에서 한류를 재해석한 팬과 연구자까지, 기존 서사에서 조명되지 않았던 주체들이 전면에 등장한다.
예컨대 정책이 산업에 미치는 '시그널 효과', 언어 장벽이 관광 친절도 인식에 미치는 영향, 라틴아메리카에서 K-팝이 정체성의 문제와 결합해 수용되는 과정 등은 한류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하는 사례로 제시된다. 또한 BTS 팬덤 사례를 통해, 한류가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사회적·문화적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판사는 "이 책은 한류를 '이미 완성된 성공담'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문화적 과정으로 다시 보게 만든다"며 "성과보다 과정, 스타보다 시스템에 주목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