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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ODM 4사 ‘매출 6조’ 뚫었다… “인디브랜드 성장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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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영 기자

승인 : 2026. 02. 24. 17:57

역대 최대실적… 코스맥스, 선두 수성
메디큐브·조선미녀 등 히트템 생산
ODM은 제조·R&D 분업 체계 정착
美관세 등 변수… 기술 차별화 주력
K뷰티의 숨은 주역인 국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4사가 사상 처음으로 합산 매출 6조원을 돌파했다. 주 고객사인 K뷰티 업체들이 국내외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생산을 맡은 ODM 업체들의 실적도 동반 개선된 결과다. 대기업이 기획·생산·브랜드를 모두 내부화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생산 설비가 없는 인디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하면서 성장 과실이 제조 파트너인 ODM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맥스·한국콜마·코스메카코리아·씨앤씨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총 6조5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11.5%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총 5411억원으로 7.3% 올랐다. 배경에는 수출 지형의 변화가 있다. 관세청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14억 달러를 돌파하며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특히 대미(美) 수출 비중이 19.1%를 차지, 대중(中) 수출을 추월했다는 점이 상징적이다. 세계 최대 뷰티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서, 그 생산 수요는 고스란히 ODM으로 집중됐다.

이는 인디 브랜드 약진과 맞물린다. '메디큐브' '조선미녀' '토리든' 등 자체 생산 설비가 없는 브랜드들이 틱톡·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단기간에 히트 상품을 터뜨리면, 확대된 물량은 ODM에 배분된다. 제품 기획과 마케팅은 브랜드가, 연구·제조는 ODM사가 맡는 분업 체계가 정착되면서 ODM사들이 사실상 K-뷰티의 '글로벌 생산 기지'이자 '전략적 파트너'로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업체별로는 코스맥스가 매출 2조3988억원을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한국콜마는 연결 기준 2조7224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제약·식품·패키징의 비중(46.7%)을 감안하면 순수 화장품 매출은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코스메카코리아(6406억원), 씨앤씨인터내셔널(2885억원)이 뒤를 이었다. 4사 모두 최대 실적이다.

장밋빛 전망 속에서도 변수는 있다. 가장 큰 위협은 미국의 '글로벌 관세 인상'(15%) 정책의 향방이다. 수치상으로는 기존 관세율이 유지되는 구조지만, 연장 여부와 추가 조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워 정책 가시성이 낮아진 상태다. ODM은 브랜드사와 달리 최종 소비자가격 결정권이 제한적인 만큼, 관세 등 외생 비용이 발생하면 단가 재협상이나 마진 축소를 통해 이를 흡수해야 하는 구조다. 수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비용 전가가 쉽지 않아 수익성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쟁 환경이 급변하면서 ODM 업체들도 기술 기반 차별화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 능력과 단가 경쟁력이 수주를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제품 기획 초기 단계부터 관여해 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모델이 확산되는 흐름이다. 고객사의 히트 확률을 높이는 동시에 장기 파트너십을 강화해 이탈 리스크를 낮추려는 전략이다.

코스맥스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맞춤형 분석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브랜드 콘셉트에 맞는 제형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한국콜마 역시 고기능성 자외선 차단제 등 특허 기반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고객사의 신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기술력 자체가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국면이라는 의미다.동시에 글로벌 생산 능력(CAPA) 확대도 병행되고 있다. 코스맥스는 최근 이탈리아 ODM 기업을 인수하며 첫 유럽 생산 거점을 확보했고, 한국콜마는 올해 세종 공장을 대규모 자동화 스마트팩토리로 확장한다. 코스메카코리아와 씨앤씨인터내셔널도 신공장 가동과 설비 고도화를 통해 생산 역량을 확대하는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CAPA 증설이 곧바로 수익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글로벌 수요 변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가동률 관리 또한 수익성의 핵심 변수기 때문이다. 수주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고정비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격적 증설 이후의 운영 효율이 향후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차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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